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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핏줄 아니랄까봐

중앙일보

입력


Duo - Look
   모전여전(母傳女傳)은 더이상 유전에 머무르지 않는다. 요즘 젊은 엄마 사이 '내 딸, 미니미(가상공간의 사이버 캐릭터, ‘나의 분신’이라 불리는 아바타와 비슷)만들기'가 소리 소문 없이 번지고 있다. 외모 닮은 정도론 성이 안 차는 모양이다. 언뜻 커플 룩을 즐기는 듯 보이지만 뜯어보면 차원이 다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 및 이미지가 판박이다.
   엄마와 딸 '듀오(Duo) 룩' 현상의 진원지는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파파라치가 찍은 할리우드 스타 2세의 사진이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비롯됐다. 부모를 닮은 깜찍한 외모 덕에 이들 2세의 인기가 치솟으며 팬 카페만도 수십 개가 생겼다. 스타 2세들의 사진만 봐도 부모가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맞힐 수 있다는 점이 대중적 흥미를 촉발시켰다. 말 그대로 부모의 이미지를 축소해 놓은 미니미(mini me)다.
   마돈나의 딸 루데스는 베르사체를 즐긴다. 화려한 옷차림, 어린애 같지 않은 농염한 눈빛이 딱 마돈나다. 톰 크루즈-케이티 홈즈의 딸 수리는 엄마처럼 아르마니의 베이비 라인을 즐겨 입는다. 한술 더 떠 헤어스타일도 똑같다. 국내 스타 역시 모녀간의 듀오 룩을 종종 선보이고 있다. 패셔니스타 황신혜나 변정수의 일상 사진을 보면 엄마의 감각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묻어나 있다.
   ‘내 아이는 특별한’ 요즘 엄마들이 이를 간과할 리 만무다. 이런 ‘모방 트렌드’를 타고 어른 기성복 브랜드가 속속 키즈 라인을 출시, 엄마와 아이의 듀오룩 연출을 돕고 있다. 디올·루이비통 등 명품브랜드의 베이비 라인 뿐 아니라 갭·빈폴 등 베이직 캐주얼 의류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바지나 티셔츠 한 장에 5만~20만원으로 성인 옷과 비슷하지만 젊은 엄마들 사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Style Guide닮은 꼴에도 정석이 있다
트렌드세터 듀오
   유행하는 핸드백과 액세서리는 놓치지 않는 트렌드세터 엄마라면 소품을 이용한 커플룩을 제안한다. 디올, 루이비통, 마크제이콥스 등의 브랜드는 기존의 신발이나 가방을 그대로 축소한 어린이용 제품을 선보인다. 아이 역시 소품만으로도 트렌드세터가 될 수 있다.
::: 우비로도 활용 가능한 에나멜 코트와 푸른색 원피스, 성인용의 축소판인 빨간색 리본 구두는 모두 리틀 마크제이콥스 제품.
컬러 포인트, 리조트 룩
   휴가철 듀오룩을 즐기는 방법은 바로 수영복을 활용하는 것. 어른용과 아이용 수영복은 동일한 디자인으로 듀오룩을 연출하는데 다소 한계가 있다. 블루&화이트컬러를 적절히 활용하여 마린룩(해군 유니폼에서 비롯된 바다 컨셉트의 스타일)을 연출해보자. 단순한 디자인의 칼라 달린 셔츠와 면바지는 활동하기 편해 휴양지나 야외 나들이에 적합한 아이템. 강렬한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옷차림이 심심해 보이지 않도록 한다.
엄마와 딸이 함께 신을 수 있는 스케처스의 젤리슈즈나 스니커즈 역시 야외활동시 함께 매치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따뜻한 햇살아래서 엄마와 아이가 똑같이 맞춰 신은 신발을 신고 들판이나 바닷가를 뛰놀고 있다면 부러움 가득한 시선을 받을 것이다.
::: 수영복과 티셔츠는 랄프로렌 제품. 바닷가에서 신기 좋은 젤리슈즈와 야외 나들이 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스니커즈는 모두 스케쳐스 제품.
영국풍의 귀족스러움, 클래식 룩
   중요한 모임에 성장을 하고 가야 할 상황이라면 클래식하면서도 정장에 가까운 옷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럴 땐 영국 귀족아이들의 옷차림이나 프레피룩(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학교 학생들의 옷차림)에서 힌트를 얻자. 목선이 V자 모양으로 파인 니트, 체크무늬 혹은 단색의 주름 스커트와 잘 재단된 디자인의 재킷이 필수 아이템이다. 정장 재킷의 소재는 촘촘하고 단단하게 짜인 니트조직, 면소재가 아이가 입고 활동하기 좋다. 아이와 똑 같은 아이템의 옷을 입으면 자칫 우스워 보일 수 있다. 아이가 주름 스커트를 입었다면 엄마는 밑단에 주름 장식이 덧대어진 원피스 등으로 통일감을 주는데 그치도록 한다.
::: 엄마용 원피스는 빈폴 레이디스, 아이용 재킷과 스커트는 빈폴 키즈 제품.
여성스러움은 No! 빈티지&밀리터리 룩
   리본·핑크색·프릴 등 여아동복의 전형적인 장식을 거부하지만 밋밋한 베이직 스타일로도 만족할 수 없는 엄마에겐 빈티지 룩을 권한다. 살짝 빛 바랜 트렌치 코트나 밀리터리 재킷을 각각 나눠 입으면 일단의 커플룩은 완성이다. 여기에 센스를 발휘해 믹스&매치 스타일링을 하자. 요즘 트렌드인 보헤미안 히피룩에 맞추어 재킷 안에 프린트 원피스를 입는 것도 좋다. 원피스 대신 군복 느낌의 바지를 매치하면 보이시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빈티지 느낌의 재킷과 어떤 하의를 매치하든 목에 스카프를 둘러주는 것을 잊지 말자. 한결 멋스러울 뿐만 아니라 듀오룩에 통일감을 줄 수 있다.
::: 엄마용 트렌치 코트와 원피스, 아이용 밀리터리 재킷과 바지, 스카프는 모두 IKKS 제품.

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일러스트= 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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