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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코노미>정보의 경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정보화시대에 정보(information)는 왕이다.정보가 곧힘이요,부(富)를 창조하는 원천이다.컴퓨터와 데이터 네트워크는기업과 직장에서 다투어 확산되고있다.그러나 지극히 다루기 어렵고 복잡한 상품이 바로 이 정보다.
구슬이 많아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도 있다.요긴한 정보들을 찾아내고 가려내 필요한 부서에 제때 배분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및 회사단위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한다.정보의 홍수속에 허우적거리거나 수많은 정보를 곁에 두고도 활용못한 다면 데이터네트워크는「벌거벗은 임금님」에 불과하다.
정보가 있는 곳을 알아내 요긴한 정보를 걸러내고 이를 소화해분배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이에 따라「정보 매니저」(information manager)라는 이름의 새로운 전문직종이 등장했다.컴퓨터 과학자와 사서(司書)전문가.출판가및 데이터전문가의기능을 골고루 갖춘 슈퍼맨이다.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가에 관한 정보가 출발점이다.「인포메이션에관한 인포메이션」이다.기업마다 훈련된 인력이 없어 몇 안되는 외부 전문집단들의 자문에 의존한 다.소위「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이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대학에는 이들 정보매니저를 길러내는 정보관리학교가 등장했다.미시간대학의 미시경제학자로 명성을 쌓은할 베리언이 학장에 기용됐다.그는 노벨상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의 개념을 토대로「정보의 경제」에 새로운 장르 를 열고있다.
사이먼은「정보는 받는 사람의 주목(attention)을 소비한다」고 정의했다.정보를 소화하는 인간의 이해능력에는 한계가 있다.정보가 많을수록 그에 대한 인간의 주목과 관심은 흐트러진다.정보화시대에 남보다 앞서가려면 정보를 신속히 할당.배분해 효율적으로 소비시키는 기술이 중요하다.조작된 정보를 읽어내고,필요한 경우 정보를 좋은 의미에서 조작할 수도 있어야한다.
취득한 정보들이 직장내 종업원들에게 골고루 공유돼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컴퓨터는 직장의 혁신과정에서 자동화 다음단계로 간주된다.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쇼샤나 주보프는「정보화」의 뜻으로「인포메이트」(informate)라는 말을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공장및 사무자동화시대의「오토메이트」(automate)에 대칭되는 말이다.
정보화시대의 일(work)은「정보를 이해하고 대응하고 관리하고,가치를 창출해내는 과정」이다.제조산업분야의 분업(division of work)에 대신해「분애」(分愛:division of love)라는 말도 등장했다.
속도와 효율이 중시되고 종업원의 자질은「무엇을 알아낼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느냐」로 재정의된다.개인의 자질과 역량이 돋보이고,정보와 권위가 보다 형평되게 배분돼야한다.위계질서중심의 전통적 경영체제로는 효율적 대응이 어렵다는 얘 기다.위계경영조직의 해체가 정보의 경제에 출발점이란 말도 이 때문이다.이는 곧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옷을 입히는 과정이다.
〈本社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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