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얼마나세계화됐나>3.문화예술의 향유-대중문화 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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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청소년들은 외국의 대중문화에는 매우 익숙하지만 고급문화를접하는 기회는 거의 없어 문화편식현상이 매우 심하다.
조사대상 청소년들이 지난 1년간 직접 관람한 공연예술이나 전시회 등을 알아본 결과 영화는 67%,대중음악공연 21%,연극과 클래식음악 연주회는 각각 20%였다.
박물관.미술관.외국 문화유적 전시회 등도 3회이상 관람한 청소년은 매우 드물다.
전체적으로 여학생들의 문화예술활동 참여율이 남학생보다 높다.
지난 1년간 1회이상 관람한 연극(여 22%.남 16%)이나클래식음악회(여 25%.남 14%)도 모두 여학생이 더 많은 편. 중.고생을 비교하면 고교생들의 문화예술활동 참여율이 더 높다.지난 1년간 1회이상 관람한 영화(고 75%.중 58%),국내 대중가수의 공연(고 24%.중 18%)은 상대적으로 시간에 더 쫓기는 고교생이 앞서며 클래식음악회(중 24 %.고 16%)만 중학생들이 더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의 청소년들일수록 더 활발하게 문화예술활동에 참가하는 경향 역시 뚜렷하다.1회이상 관람한 영화(고소득층 73%.저소득층 57%).연극(고 23%.저 16%).
클래식음악회(고 26%.저 19%)등 모든 분야에 서 상당한 차이를 드러낸다.
외국 청소년들과 비교할 때 한국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감상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일본의 경우 1년간 적어도 한번 이상 영화를 관람한 청소년이 75%.스웨덴 청소년들도 영화 90%,박물관 68%,연극 52%,음악회 32%등으로 훨 씬 앞선다.
이런 차이는 지난 6월 국내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1년에 6회이상 연극 관람(한국대학생 42%.외국대학생 67%)이나 박물관 관람(한국 9%.외국41%)모두 한국 학생들이 훨씬 적다.
한국 청소년들의 대중문화 편식현상은 영화나 대중음악에서 특히심각하다.관람한 영화중 74%가 미국영화며 중국.홍콩영화 18%,한국영화 4%,유럽영화 3%다.대중음악은 한국가요가 84%로 압도적이며 다음은 미국대중음악(12%),일본 .홍콩.대만 등 아시아지역 대중음악(3%),유럽 대중음악(1%)순.외국어로팝송을 잘 부를 수 있다는 청소년은 67%며 잘 부르는 팝송이4곡이상이라는 응답도 13%다.악기를 한가지라도 연주할줄 아는청소년이 75%에 이르고,외국어 만 할 수 있다면 한국 문화재에 대해 외국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응답(49%)도 설명할 수 없다는 응답(21%)보다 한결 많다.또 영화를 보면서 그 문제점을 생각한다는 비율(41%)도 그렇지 않다는 비율(31%)보다 높아 한국청소 년들의 건강한 문화향수능력이 향상될 여지도 적지 않음을 엿보게 한다.
『세계화의 조류 속에서 청소년들이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지구촌의 정서적 미아」처럼 방황할수밖에 없습니다.물론 국수적 문화예술관도 곤란하지요.우리 것과 이웃의 것에 대한 분별능력과 함께 이 를 자연스럽게 조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허권(許權.40)문화부장은 한국 청소년들의 대중문화 선호 및 미국 등 일부국가 문화에 대한 편중현상이 거듭 확인되고 있는 만큼 청소년문화정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우선 예술가들과 협조해 학생들이 교내외 에서 문화예술활동에 직접 참가할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처럼 예술가들에게 학교 시설을 이용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예컨대 예술가들이 그 지역 학교의 강당.체육관.음악실.미술 실 등을 창작활동 장소로 이용할 경우 학생들이 그 예술활동을 일상적으로 보거나 직접 참여할 수도 있어 좋은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또 「감상」의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는 수준급 음악.미술.연극.무용 공연단체들의 최종 리허설을 청소년들이 무료 혹은 매우 싼 값에 관람할 수 있게 하는 등 고급문화예술을 특별한 경제적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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