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불안감 40대보다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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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0대 샐러리맨들이 흔들리고 있다.이들은 기존 통설이었던 「위기의 40代」자리를 대신 차지,「고개숙인 30대」로 불릴만큼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과.차장등 중견간부를 맡고 있는 30대는 신.구세대사이에 낀샌드위치 세대로 직장과 가정에서 각각 슈퍼맨의 역할을 강요받고있다.직장에서는 과다한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와 건강악화,경영혁신.인사적체에 따른 중도퇴직등의 불안으로 위기 감과 심한 갈등을 느끼고 있다.또 가정에서 조차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0대는 현재 우리나라전체 샐러리맨의 37.1%를 차지하고 있고,전체의 16.6%가과.차장직을 수행하고 있다.이같 은 사실은 中央日報社 발행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주간화(週刊化)첫돌(9월6일字)을 맞아 中央日報 여론조사팀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 「신(新)샐러리맨 대(大)해부」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서울과 5대 광역시의 직장인 1천1백명 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을 통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0대의 36%가 「직장생활 때문에 부부 성(性)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했다.이는 20대의 29.6%는 물론 40대(34.7%)보다도 높은 수치다.체력면에서 하강곡선을그릴 무 렵인 40대보다도 30대의 이같은 정력부족 호소는 과중한 업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와 술.담배로 인한 체력저하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퇴직의 위기감도 30대가 대부분인 과.차장급에서 심각할 만큼 팽배해 있다.중도퇴직의 위기를 느껴본 경우는 과.차장이 49.2%로 사원 38.6%, 대리급 45.2%,부장급이상 40.8%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흔들리는 」30대 과.차장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전직(轉職)고려 여부와 관련,샐러리맨 전체로는 54.3%가 「있다」고 답했는데 30대가 57.1%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게 나타났다.특히 전직을 고려한 과.차장중 50.5%가 그 이유로 「장래 비전이 없어서」를 들었다. 전직이 아니라 아예 독립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직장인은 78.6%나 된다.30대의 경우 90.7%가 그런 생각을 해보았으며 그중 27%는 「매우 자주」개인사업을 구상한다고 응답해 20대의 22.4%,40대이상의 19.7 %보다 독립욕구가 강하다.독립사업을 원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성공」이 38%,「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가 38.6%로 비슷했는데특이한 것은 과.차장의 경우 50%가 전자(前者)를 우선 이유로 꼽아 경제적 안정을 절실히 원하고 있음을 반영했다.이같은 「독립운동」과 관련,구체적인 준비를 해놓았다는 경우는 40대이상이 52.7%로 높게 나타났으나 30대는 36.1%에 불과,「대책없는 꿈」만을 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서도 과.차장들이 다른 직급을 단연 앞섰다.「가정에 돌아가서도 회사일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항상 또는 자주 있다」고 대답한 과.차장이 33.9%나 돼▲사원의 17.6▲대리급의 27.1 ▲부장급이상의 26%를 웃돌았다.연령별로도 30대가 27.5%로 20대(19.5%),40대이상(24%)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과.차장들은 자신들이 업무량에 비해 보수.급여면에서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보수.급여에 불만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원은 49.9%,대리급은 44.8%,부장급이상은 27.8%인데 비해 과.차장은 51 .4%로 절반을 넘었다.연령층으로 비교해도 30대의 50.7%가 보수.급여에 불만을 품고 있다.이에 비해 20대와 40대는 각각 46.7%,42.7%로 나타났다.연봉제의 실시에 반대하는 샐러리맨은 19.7%에 불과하다.찬성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직급별로는 과.차장의 반대비중이 22.9%로 높았다.그 이유로는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와 「회사측이 연봉제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서」가 전체적으로 6대3 정도의 비율을 보였는데 특히 30 대와 과.차장은 다른 연령층이나 직급에 비해 「회사측의 악용가능성」에 비중을 두었다.이 이유를 든 경우는 사원 33.3%,대리급 28.8%,부장이상 30%인데 비해 과.차장은 35.7%였다.
한편 현직장에서 자신이 최고경영층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과.차장은 단 6%에 불과하다.최고경영자 자리가 머지않은부장이상이 20.4%나 되는 것은 별도로 치더라도 대리급의 8.3%가 최고경영자 자리를 낙관하는 것만도 못하 다.부장정도의직위를 한계로 보는 과.차장이 절반이나 되고 있다.
〈李春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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