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對이라크 강경책 왜 나왔나-클린턴 再選전략用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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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 가족들이 요르단으로 망명한 후 미국이 취하고 있는 군사적 대응의 강도가 예상밖으로 강경해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군사적 대응과 함께 요르단으로 하여금 이라크와 경제관계를 단절하도록 요 구,이라크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은 지중해에서 작전중이던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號와 인도양 보급선단을 걸프지역으로 발진시킨 데 이어 18일부터 요르단과 합동군사훈련에 돌입,무력대응이 간단한 것이 아님을 드러내고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보이는 반응에 대해선 상황을 과대 해석한 해프닝이거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미국 스스로가 걸프지역의「위기상황」을 피부로 느끼지 않는 인상이다.美국방부 관리들은『이라크 남부지역에서 이라크軍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유사시 쿠웨이트와 요르단을 이라크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 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軍의 움직임이 실제로 요르단이나 쿠웨이트에 위협을 가하려는 것으로 해석하느냐는 질문에는『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미군의 움직임이「임박한 위기」때문은 아님을 인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볼 때 미국의 이번 움직임은 빌 클린턴 美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하는 의심을 낳게 한다.
미국의 비판적 정치분석가들이『북한 카드에 이은 이라크 카드』라고 지적한 것은 이번 對이라크 무력시위가 클린턴 재선(再選)전략과 연계돼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이와 함께 클린턴대통령이 최근 행한 일련의 정책들을 꿰어보면이같은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클린턴대통령은 최근 핵실험 영구중단을 선언하고,담배회사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금연대책을 내놓음으로써 상당한 인기를 얻고있다.
「북한 카드」가 별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現상황에서 클린턴대통령은 안보정책의 한 축(軸)으로 이번 이라크사태를 이용,「강력한 대통령」이미지를 구축하려한다는 설명이다.
〈李元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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