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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선진국 삶의質은 下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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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50년동안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론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으로 커졌으나 보건.복지.교육.문화등 사회부문은 뒤처져 양과 질의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세계 1백47개 국가를 대상으로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국민총생산(GNP)으로 는 12위(93년),지난 30년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3위,교역액은 12위(93년)를 각각 기록해 총량지표로는 일단 상위권에 속한 것으로 분석됐다.〈表.그래프 참조〉 이같은 결과는 통계청이 취합,17일 발표한 「통계로 본 세계와 한국」이란 보고서에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투자 비중(93년 35.1%)이 매우 높고 15~64세의 노동력인구에 대한 유.노년층의 부양비율(95년 40.6%)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 가됐다. 그러나 국민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수는 31명(93년)으로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20명),대만(25명),태국(17명)에도 못미치고 인구 10만명당 의사수도 1백17명(93년)으로하위권에 맴도는등 삶의 질과 관련된 분야는 개도 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93년 23.6명)와 간암 사망자수(93년 남자 35.2명,여자 11.8명)도 나쁜쪽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밖에 연간 영화관람횟수(93년 1.1회),인구 1천명당 TV보급대수(92년 2백11대)등 국민들이 문화생활을 얼마나 누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도 선진국 대열에서 훨씬 벗어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주요 지표별로 나타난 세계속의 한국의 현주소.
◇경제규모=93년 GNP는 3천3백8억달러로 세계 12위였으나 인구가 많은 탓에 1인당 GNP는 7천5백13달러로 32위로 처졌다.또 달러화 1단위로 살 수 있는 재화(財貨)를 기준으로 환산한 구매력기준 1인당 GNP는 9천8백1 0달러로 세계 33위 정도다.
이와 함께 지난 30년간 경제성장률은 年평균 8.9%로 홍콩(11.7%),대만(9%),싱가포르(8.8%)등과 함께 세계 최고수준이었다.
◇교역=93년 우리나라의 교역규모는 1천6백60억달러로 세계12위의 교역국이 됐다.
주요 수출상품은 전자기기,섬유.의복,운수장비 등이고 수입품목으로는 기계(31%),원유(12%)등이 많았다.
특히 합섬직물과 의류.모자는 세계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인구구조=60대이상의 노령층이 전체 인구의 9%에 불과해 노동력인구가 짊어져야할 부양부담이 매우 가볍다.유.노년층 인구의 노동력인구에 대한 비율인 총부양비가 40.6%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데 이는 그만큼 저축능력이 크다는 뜻이다 .또 국민들을 나이순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딱 중간에 서는 사람의 나이(중위연령)는 29.2세로 선진국의 평균치(34.8세)보다 5.
6세나 젊다.
◇물가=88~93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年평균 6.9%로 선진국(2.3~5.7%)은 물론 대만(3.9%),싱가포르(2.
8%),말레이시아(3.6%),태국(4.9%)보다도 높은 편이다.쌀값은 중국.인도네시아.태국보다 4~10배,쇠고 기값은 중국보다 12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구조=소득분배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0이면 완전균등배분)가 88년 0.3355로 조사됐다.일본(0.2879),대만(0.3219),독일(0.3005)등에 비해서는 소득이 불균등하게 배분돼있으나 미국(0.3536),스위스 (0.3568),홍콩(0.4330)등보다는 나은 셈이다.
◇교육=인구 10만명당 전문대이상 학생수는 4천5백40명(92년)으로 캐나다.미국에 이어 3위이지만 교육비지출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92년)로 선진국뿐 아니라 대만(5.7%),말레이시아(5.5%)보다도 낮다.학생수 는 많지만 투자가 부족해 내실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환경=이산화탄소 방출량이 7천2백만(91년)으로 세계 14위의 오염물질 방출국에 올라 있다.또 산성비의 원인인 아황산가스의 농도도 서울의 경우 입방당 1백23.2㎍(91년)으로 동경(26㎍)의 3.6배를 웃도는등 선진국보다 크게 높은 편이다. ◇보건=의사수는 적은데 간암.교통사고등으로 사망하는 사람은세계 최고로 많다.또 사고위험이 큰 근로자 1천명당 재해를 입는 근로자의 비율인 노동재해율도 0.34%(92년)로 요르단.
체코.터키와 함께 세계 최고수준이다.평균수명은 남 자 67.7세,여자 75.7세로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짧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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