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유소 기름값 L당 최고 252원 차이 … 비교사이트 시간당 300만 명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주유소별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오피넷(www.opinet.co.kr)을 통해 서울에서 기름값이 저렴한 곳 중 하나로 알려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D주유소에 15일 차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15일 서울 대림동 D주유소에는 하루 종일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개통된 ‘오피넷’(www.opinet.co.kr)에 이 주유소가 서울에서 기름값이 가장 싼 곳(L당 1629원) 중 하나로 알려지자 운전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다. 안기환 소장은 “평소보다 50% 이상 매출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피넷 접속이 폭주하면서 한동안 다운됐고, 틀린 가격정보가 실리거나 약 20%의 주유소는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등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도곡동이 가장 비싸=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곳은 서울 도곡동 S주유소로 L당 1852원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싼 대림동 S주유소(1619원)와는 233원, 전국에서 가장 싼 경남 창녕의 H주유소(1600원)와는 252원이나 차이가 났다. 같은 강남구에서도 가장 비싼 곳과 싼 곳은 153원이나 차이가 났다.

서울의 구별 평균 가격은 강남구가 L당 1800.97원으로 가장 비쌌고 ▶마포구(1773.38원) ▶종로구(1771원) ▶중구(1768.88원) 순이었다. 중랑구가 1660.63원으로 가장 쌌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에선 오피넷 공개 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이 달라 주유소 직원과 운전자 사이에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주유소는 경기 북부에서 가장 싼 L당 1539원으로 오피넷에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1699원에 판매했다. 지식경제부는 신용카드 결제 정보를 취합하는 시스템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 1위=오피넷은 오전 9시 개통하자마자 몰려드는 접속 시도로 사이트가 다운됐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석유공사 측은 긴급 복구에 나섰으나, 오후 늦게까지 접속이 ‘됐다 안 됐다’를 반복했다. 인터넷 포털에서도 오피넷은 실시간 검색 1위에 올랐다. 이날 접속자 수는 시간당 300만 명이 넘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시간당 70만 명 정도를 예상해 서버를 만든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공사 관계자는 “서버 용량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공개 거부 땐 과태료 검토”=전국 1만2000여 주유소 가운데 약 20%는 가격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기름값 공개를 거부하는 서울 강남구 A주유소의 김모(42) 사장은 “마진이 겨우 6~7%에 불과하다”며 “과열 경쟁을 유도해 주유소의 도산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식경제부 성시헌 석유산업과장은 “기름값 공개를 거부하는 주유소를 대상으로 설득을 계속하되 끝까지 거부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도 오피넷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같은 지역에서도 정유사의 공급 가격이 많게는 L당 80원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주유소와 개별적으로 맺은 계약인 만큼 가격을 공개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오피넷이 활성화되면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측이 가격 경쟁에 내몰리면서 정유사에 도매가격을 인하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도매가격 인하를 요구해 온 주유소가 오늘 하루에만 수십 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글=손해용·홍혜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오피넷=석유공사가 개설한 주유소 가격 공개 사이트. 신용카드로 기름값을 결제하면 금융통신망을 통해 주유소의 가격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전국 주유소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시·군·구별 최고·최저 가격과 평균 가격, 출퇴근 구간이나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의 주유소 판매가격 정보 등을 제공한다. 주유소의 할인·세차·정비 등 부가 서비스 정보도 얻을 수 있다.

▶ [J-HOT] 수입차 판매 1등 BMW 지난해 적자, 왜?

▶ [J-HOT] 주유서 기름값 L당 최고 252원 차이나네…

▶ [J-HOT] 강북에 신종 '지분 쪼개기' 판친다

▶ [J-HOT] 기술 못 가진 죄…한해 5조원 외국사에 로열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