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1등 BMW 지난해 적자 냈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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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는 15일 서울 서초동 BMW 전시장에서 ‘뉴 650i 컨버터블’을 선보였다. 4800cc 엔진과 직물로 된 톱(지붕)을 장착했다. 1억7280만원. [연합뉴스]

차값 낮춘데다 환차손까지 겹쳐

BMW코리아는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7618대를 팔아 전년보다 25%나 늘어났다. 소위 ‘프리미엄 브랜드’로 꼽히는 4개 업체(벤츠·BMW·렉서스·아우디)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정작 실적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BMW코리아가 1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보면 이유가 드러난다. 다른 비용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환차손이 41억원에서 125억원으로 3배로 불어났다. 유로화 강세 때문이다. 차량을 독일에서 들여온 뒤 나중에 대금을 본사로 보내는데 그 사이 유로화 가치가 크게 올라버린 것이다. 지난해 4월 1.3달러 대이던 유로화 가치는 14일 현재 1.58달러로 치솟았다.

15일 BMW 서초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레아스 샤프 부사장은 “유로화 강세로 BMW는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유로화가 워낙 가파르게 올라 내부 노력만으로는 환차손을 상쇄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판매 대수가 크게 늘었는데도 매출은 겨우 3% 늘어난 4623억원에 그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다. 차량 가격을 낮춘 결과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5월 새로운 5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주력 모델인 528i의 값을 1900만원이나 낮췄다. 이후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내렸다.

가격인하 덕분에 528i는 2164대나 팔려나갔다. 전체 수입차 가운데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판매 증가가 기대만큼 매출을 늘리지는 못했다. 샤프 부사장은 “528i는 한국 수입차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 보고 전략적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시장 전략에 따라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도 실적을 악화시킨 다른 요인으로 보인다.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BMW코리아의 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판매 대수를 더 늘리는 것. 올 10월에 2000cc짜리 1시리즈를 새로 출시하고, 12월엔 뉴7시리즈를 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 들여오기로 했다. 다른 방법으로 차량 가격을 올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샤프 부사장은 “환율이 오르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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