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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 이천수 한방에 '황홀한 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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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한국시각) 밤 9시 올림픽예선 한국-이란전에서 후반 골을 넣은 이천수가 환호하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 [화보] 올림픽 축구 한국-이란전

해발 1200m 테헤란 고지를 넘었다. 아테네 언덕이 보인다. 태극전사의 행진에 이란 올림픽 대표팀의 1964년 이후 홈경기 무패 기록(13승6무)도 40년 만에 멈췄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17일 밤(한국시간) 이란 적지에서 거둔 승리로 아테네행 최대 고비를 넘겼다. 지난 3일 중국전 승리에 이어 2연승(승점 6). 한국은 이란(1승1패.승점 3)을 제치고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선두로 나섰다.

스코어와 내용 모두에서 압도한 경기였다. 해발 1800m인 중국 쿤밍에서 일주일간 고지 훈련을 한 우리 선수들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90분을 소화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구원병'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는 승리의 마침표를 찍으며 단단히 이름값을 했다. 전반 39분 이란 골키퍼를 넘기는 결정적인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했던 이천수는 후반 16분 다시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볼을 가로챈 최성국(울산)이 아크 쪽의 조재진(수원)에게 연결했고, 조재진은 곧바로 이천수에게 볼을 넘겼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이천수는 절묘한 페인팅으로 이란 수비수 한명을 제친 뒤 달려나오는 골키퍼의 오른쪽 공간을 향해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슛을 날렸다. 볼은 왼쪽 골네트 깊숙이 꽂혔다. 이천수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조재진과 최성국을 투톱에 세운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중원을 주도했다.

전반 39분 한국은 절호의 선취골 기회를 잡았다. 우리 진영에서 박용호(안양)가 길게 차올린 프리킥을 아크 왼쪽에서 조재진이 헤딩으로 떨어뜨렸다. 쇄도한 이천수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볼을 툭 차올렸다. 골키퍼를 지나 골문 안으로 빨려들 듯하던 공은 아쉽게도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나왔다.

후반 초반 이란의 파상 공세에 밀리던 한국은 이천수의 골로 여유를 찾았다. 이란은 위협적인 문전 스로인과 고공 작전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골키퍼 김영광(전남)과 조병국이 지휘하는 한국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한국 선수단은 18일 오후 개선한다. 한국은 24일 콸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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