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훈련 강화 대만 표정-대만 전군비상 불안폭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중국이 대만 북부 해역에서 미사일 발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대만의 최전방 진먼(金門)島를 겨냥한 지형(地形)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만 당국이 긴장하고있다. 대만 행정원(정부)대륙위원회는 11일『중국의 군사훈련은비우호적이고도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하고『중국은 조화와 안정을 기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국방부는 金門島 수비대를 비롯한 전군(全軍)에「비상한 경계태세」를 갖추도록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주가지수도 93년 12월 이래 최저수준(4천5백51.89포인트)으로떨어지는등 이번 훈련은 대만의 성공적 외교행보에 대한 화풀이性무력시위로 평가됐던 지난달 제1차 미사일훈련 때와는 달리 시위(示威)이상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에서 중국과 수차례 유혈충돌을 벌이며 사수(死守)해온 金門島가 표적으로 등장한 것과 관련,차제에金門島를 점령하거나 최소한 이곳을 봉쇄해 대만과 단절시키려는 포석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공산정권 수립직후인 지난 49년10월25일 중국 인민해방군 3만여명을 동원,金門島를 공격했다가 패퇴(敗退)한 뒤 58년8월23일(8.23포격전)부터 44일동안 1백50평방㎞밖에 안되는 이 섬에 무려 47만9천5백54발의 포 격을 가하는대공세를 펼쳐 쌍방 약3만6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金門島가 대만보다는 중국에 훨씬 가까운데다(대륙에서 불과 2㎞)그동안 중국군의 전력이 대만군의 저항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만큼 막강해졌고,스밍더(施明德)민진당(民進黨)주석이 지난해 중국과 갈등 소지를 없애기 위해 金門島 주둔군을 철수하자고 주장하는등 대만內에서도 金門島 포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등 과거 공세때보다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분석이 이같은 주장의 근거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번 훈련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효과를노린 군사적 행동이란 분석이 우세하다.1차훈련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활발한 외교전을 견제함과 아울러 대만인들에게 실제상황을 방불케 하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과시하고 연말 총선과 내년초 역사상 처음 실시되는총통 직접선거에서 대만독립론자들에게 표를 주지 말도록 유도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만 제1야당 민진당은 진작부터「본토회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대만독립을 표방해왔고,국민당(國民黨)도 최근들어 현지화(現地化)라는 이름아래 중국과 영구 결별의길을 걷는등 하나의 중국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를 보여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대만에 대해 유화적제스처를 취해온 점에 비춰 이번 사태를 군부의 독자적 행동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중국 군부는 이번 기회에 대만뿐만 아니라 중국지도부에 대해「군부의 뜻」을 전하고 있다는 풀이다.
[臺北=劉光鍾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