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254 - 서너/너덧(네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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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동네 구멍가게는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온갖 군것질거리를 해결했고, 어머니는 장이 서지 않을 때엔 두부.콩나물.야채 등 반찬거리를 마련했다. 그런 구멍가게가 수퍼마켓.할인점의 대형화와 가격 할인 경쟁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형 할인점이 소비자들에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두' 개만 필요한 물품인데 일부는 '세네' 개나 '너댓' 개씩 포장돼 있어 과소비를 부채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또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사업을 하는 서민들이다. 그들에겐 구멍가게가 삶 그 자체다."

위 글에 나오는 '세네''너댓'은 올바른 우리말 표기가 아니다. '서너''너덧(네댓)'으로 해야 옳다.

수량을 나타내는 관형사 중 두 가지 수량을 한꺼번에 표시하는 것으로는 '한두, 두세, 서너, 너덧(네댓.네다섯.너더댓), 대여섯, 예닐곱' 등이 있다. 이 중 '한두, 두세, 대여섯, 예닐곱' 등은 일반인들이 헷갈리지 않고 바르게 쓰고 있는데 반해 '서너'와 '너덧'은 '세네 (개)', '너댓 (개)'등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너'는 일부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그 수량이 셋이나 넷임을 나타내는 말'(서너 되/서너 명/서너 사람/서너 포기/서너 집)이며, '너덧'은 '넷이나 다섯쯤 되는 수. 또는 그런 수'를 뜻한다. '너덧'의 동의어로는 '네댓, 너더댓, 네다섯' 등이 있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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