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 바라는 리더십 → “안정적 화합” 4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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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조사 대상자는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전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유권자 1153명을 무작위로 선정한 것이다. 1차 때(3월 16~18일)의 패널 1370명 중 84.2%가 참여했고,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9%포인트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바라는 민의=유권자들이 바라는 이명박 대통령 리더십으로 ‘안정감 있는 화합형’(43.7%)이 가장 높게 꼽혔다. 이어 ‘실무 CEO형’(29.2%), ‘강력한 국정 추진형’(23.4%) 순이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 방식에 대해선 ‘재검토하거나 그만둬야 한다’는 의견이 매우 높아 62.3%에 이르렀다. ‘여론 수렴을 통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32.4%였다. 이와 별도로 한반도 대운하 찬반을 물어본 결과 반대 의견이 지난해 12월 45.6%에서 57.9%(3월), 66.6%(4월)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한반도 대운하 추진 방식을 교차 분석해 보면 대운하 추진이 국민이 원하는 화합형 리더십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통령에게 ‘안정감 있는 화합형’과 ‘실무적 CEO형’ 리더십을 주문하는 국민 중 대운하 사업 추진의 재검토 혹은 중단을 요구하는 의견은 각각 68.3%, 67.6%로 3명 중 2명 이상이었다. ‘강력한 국정 추진형’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조차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신중한 추진을 권하고 있다(47.2%).

친박연대 혹은 무소속 당선자들의 행보에 대해선 ‘한나라당에 복당해야’ 33.3%, ‘독자 정당을 창당해야’ 27.2%, ‘다른 정당과 통합해야’ 17.3% 순으로 응답했다. ‘강력한 국정 추진형’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은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탈당파의 복당을 더 선호하고 있다(46.3%). 이는 의회 내 한나라당 의석 확대를 통해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 세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한나라당·자유선진당 등 보수 진영에선 ‘강력한 국정 추진형’을, 통합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진보 진영에선 ‘안정감 있는 화합형’ 리더십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과 호남권에선 ‘안정감 있는 화합형’을, 영남권에선 ‘강력한 국정 추진형’을 원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강력한 국정 추진형’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34.8%로 가장 높았다.

◇투표율 높았더라면=만약 18대 총선 투표율이 높았더라면 한나라당이 과반에 미달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번 총선의 기권자들이 100%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비례대표에서 한나라당은 3석, 친박연대 2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진보정당이 3석을 획득하고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이 1석씩 추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권자들은 투표자에 비해 여당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55%로 투표자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28.5%로 투표자(44.8%)에 비해 훨씬 낮았다.

지역구는 워낙 변수가 많아 의석 분포 시뮬레이션이 어렵다. 그러나 투표율이 낮은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투표율이 높아졌을 경우 지역구 역시 한나라당 의석이 실제보다 줄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한나라당은 낮은 투표율 덕분에 선거 결과에 도움을 받은 셈이 됐다. 따라서 총선 후 정국 운영에서 선거 결과에 반영되지 못한 기권자들의 여당에 대한 불만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권자 중 다수가 대안 정당을 찾지 못해 투표를 포기했고 여당에 대한 잠재적 지지자가 아니란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현진 성신여대 교수, 이현우 서강대 교수

◇총선 패널 여론조사팀 명단 동아시아연구원(EAI)=이숙종(원장·성균관대)·이내영(팀장·고려대)·강원택 (숭실대)·권혁용(고려대)·김민전(경희대)·

김성태(고려대)·박찬욱(서울대)·서현진(성신여대)·유성진(이화여대)·이현우(서강대)·임성학(서울시립대)·진영재(연세대) 교수, 정한울·곽소희 연구원,

중앙일보=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SBS=현경보 차장, 한국리서치=김춘석 부장·박종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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