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경협 통한 평화’ 물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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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12일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右>과 샤오완창 대만 부총통 당선자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 최고위층이 만난 것은 59년 만의 일이다. [하이난다오 AP=연합뉴스]

중국과 대만(양안·兩岸)이 분단 59년 만에 새로운 화해의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22일 대만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후보의 총통 당선 이후 양안 평화체제 구축이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거행된 제7회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부총통 당선자는 12일 회담을 열고 양안의 경제협력과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1949년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 쫓겨 대만으로 퇴각한 이후 이뤄진 양안 접촉 가운데 최고위층의 만남이다. 두 지도자는 경제협력을 통해 양안의 민감한 정치적 대립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후 주석은 “국제 경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기 때문에 양안이 경제협력을 강화해 공동 번영 시나리오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이를 위해 양안 간 ▶경제 등 각 분야 협력 강화▶주말 전세기 운항 협의▶대만 주민의 복지와 정당한 이익 제고▶양안 협상채널 복원 등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샤오 당선자도 “경제를 잘 활용해 양안 안정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를 위해 양안 간 ▶이른 시일 내 주말 전세기 운항▶대륙 주민의 대만관광 개방▶경제무역 정상화▶양안 협상 시스템 복원 등 4개 방안을 제시했다. 회담 후 샤오 부총통 당선자의 최측근인 샤오치(蕭起) 전 대만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은 “이번 회담은 마 총통 당선자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것인 만큼 앞으로 대만해협에 화해의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포럼에 ‘양안 공동시장 재단 이사장’이라는 민간인 자격으로 참석한 샤오 당선자에 대해 국가 원수급 예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샤오 당선자는 포럼 개막식장에서 외국 정부 수뇌들과 함께 가장 앞자리에 앉았다.

12일 밤 하이난 성 정부가 주최한 만찬에서도 후 주석이 앉은 헤드테이블에 배치됐다. 대만을 중국의 한 성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이전 포럼에선 대만 대표를 성 대표 수준으로 격하에 뒷자리에 앉도록 했다. 한편 13일 끝난 보아오 포럼에는 아시아·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 정상 16명과 1500여 명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양안 관계 주요 일지

- 1987년 대만, 대륙 출신자 대만인(약 200만 명) 중국 방문 허용

-1998년 10월 양안 대화 4원칙 합의

-2000년 대만독립 성향 천수이볜 총통 당선

-2002년 양안 사상 첫 정기 여객선 운항

- 2005년 중국, 대만 무력 공격 내용의 반(反) 국가분열법 제정

- 2006년 롄잔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 베이징 방문, 후진타오와 회담

- 2007년 제3차 국민당·공산당 포럼 베이징에서 거행

- 2008년 3월 마잉주 국민당 후보 대만 총통 당선

- 2008년 4월 후진타오, 대만 부총통 당선자 샤오완창과 교류 확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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