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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스타 디자이너 5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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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14면

1 미래 도시를 보는 듯한 건물과 구조물들. 흐르는 곡선을 이용한 추상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자하 하디드

미래 도시를 건축하다 : 자하 하디드 Zaha Hadid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태어나 지금은 영국 시민권자가 된 자하 하디드(여)는 바우하우스(Bauhaus)를 설립한 발터 그로피우스의 유명한 건축학교 ‘아키텍처럴 어소시에이션 스쿨 오브 아키텍처(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를 졸업했다. 1980년 첫 회사 ‘자하 하디드 오피스’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혁신적이고 과감한 스타일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83년 홍콩에서 열린 피크레저 클럽 공모전에서 1등을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93년 세계의 주요 건축물을 15개나 잇따라 설계하면서 기염을 토했고, 마침내 러시아 구성주의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전위적이고 날카로운 설계를 바탕으로 한 해체주의 건축가의 대모로 군림하게 된다.

그의 건축물들은 기존의 구조적 질서로부터 이탈한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그 자신은 이런 특징들을 단순히 장식적 존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2012년 개최될 런던 올림픽의 아쿠아 센터를 비롯해 우리나라 동대문운동장 공원 조성 계획에 이르기까지 지금부터 4년 안에 12개의 새로운 건축물이 그의 손에서 탄생될 예정이다.장기적으로는 10년 안에 그의 지휘하에 30여 개의 건축물이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2004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Pritzker)상을 받기도 한 그는 이 시대 디자인계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최고의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철학적으로, 내게 어떤 물체를 그리는 것과 건물을 설계하는 것은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즉 건물의 복합성은 자그마한 물건의 복합성과는 많이 다르죠.” 그가 말하는 복합성은 놀랄 만한 새로운 형태에서 비롯된다. 빌딩 건축에서 작은 오브제까지 경계 없이 오가는 그의 작품세계는 탁월한 창조적 감각으로 가득하고 에너지의 역동성이 넘친다.

2 루이뷔통 로고 백을 형상화한 오브제. 자하 하디드 3 건축뿐 아니라 작은 소품까지 장르를 초월해 넓은 작품 영역에서 개성 있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자하 하디드 4 1860년대 지어진 아파트 옥상에 참나무 바닥을 깔고, 회색 패브릭을 이용한 소파를 놓아 모던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야외 테라스로 꾸몄다. 켈리 호픈 5 화려한 프린트의 벽지와 소파 패브릭을 연장선상에 놓은 그래픽 아트의 멋진 조화. 켈리 호픈 6 레이스 조직 패턴을 확대해 커튼, 쿠션, 소파 커버 등에 프린트를 새긴 작품 ‘레이스 3과 6’. 카롤린 카테멘 7 이탈리아 B&B 가구사에서 디자인한 ‘카나스타’ 시리즈 가운데 아웃도어 의자.

예를 들어 ‘밀물과 균열’이라 이름 붙여진 화병, ‘모래 언덕의 형성’이라 이름 지어진 데이비드 길사의 ‘갈레리아’라는 작품을 위해 그는 지형학과 배경학을 공부했고 결과적으로 충돌과 돌출 단층의 개념을 형상화해냈다. 자연을 모방하려 하지 않고 자연 현상 그대로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그녀의 작업 스타일이다. 2008 메종 오브제에서는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유동적인 세계, 밖에서 다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올 때까지 안과 밖의 구별이 가지 않는 독특한 컨셉트로 많은 갈채를 받았다.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함 : 파트리샤 우르키올라 Patricia Urquiola
소박하면서 자유분방한 스페인 태생의 감수성과 세련된 밀라노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생활하는 인테리어 건축가 파트리샤 우르키올라(여)는 디자인 장르의 세분화를 거절하고 액션을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밀라노공대에서 디자인 학위를 딴 그는 89년 마달레나 드 파도바 스튜디오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비코 마지스트레티와 아칠르 카스티글리오니를 만나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인 작업 활동을 시작한다.

이탈리아에 처음 갔을 때 카스티글리오니가 디자인한 ‘파렌테시’ 램프를 보고 감동한 그녀는 외국 문화의 이해와 해석에 능숙한 자신의 장점을 살려 98년 명품가구 회사 모로소와의 공동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2002년에는 스칸디나비아 여행길에서 덴마크와 스웨덴을 이어주는 올레순 다리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말뫼’ 소파를 디자인했다.

또한 아르네 야콥슨의 ‘에그 체어’에 영향을 받아 ‘피오르드’ 의자를 설계하면서 우아하면서 모던한 덴마크 디자인 아이콘에 주목하기도 한다. 2004년에는 오리엔탈리즘을 가미해 일본 스타일의 가구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가구 회사 카르텔의 의뢰를 받아 진행된 프로젝트에서는 은행잎 무늬가 새겨진 ‘유셈’ 탁자를, 2006년도 모로소사를 위한 작품으로는 ‘상하이 팁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2007년 한 해 동안에만도 아가페, 아틀라노, 비자자, 비엔비 이탈리아, 드 파도바, 플로, 에무, 몰테니, 모로소사와의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세계 디자인계의 톱스타 반열에 들어선다. 여러 해 동안 리조니 어소시에이트 스튜디오에서 일하다가 40세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건축 인테리어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 그는 현재 스페인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과 푸에르토리코의 W호텔 디자인을 맡고 있다. 2008년 메종 오브제의 ‘나우! 디자인 비브르’의 대표 디자이너로 뽑혀 선보인 모던 스타일의 정수는 펜턴트 조명 플로와 ‘글로브’ ‘스모크’ 의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대 가구 디자인의 상징 : 피에르 풀랭 Pierre Poulin
현대 가구 디자인의 상징적 인물 중 한 사람인 피에르 풀랭은 그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파리 가구계가 초대한 인물이다. ‘모던함의 귀재’란 별명을 지닌 그의 작업 컨셉트는 지난 50여 년간의 커리어가 집합된 작품에서 살펴볼 수 있다. 프로젝트 의뢰인의 우아하고 고상한 요구를 대중적이거나 60~70년대 디자인과 연결하고, 대혼란 시대의 감각적인 파워를 통해 풍부하고 복합적이며 놀라운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그의 캐릭터다.

조지 넬슨, 샤를, 레이 에임즈 같은 현대 작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그의 작업은 언제나 프랑스 생활예술의 문제점과 의미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가구의 다리나 의자의 구조를 없애버리고, 이를 자신의 제품에 적용하는 발명가이자 정열 넘치는 아티스트인 그는 80의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아티포, 페리메터, 론체티사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강한 컬러의 천연 소재로 매혹하다 : 카롤린 카테멘 Carolyn Quartermaine
직물이나 광고 크리에이터, 패키징 디자이너, 인테리어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카롤린 카테멘은 언제나 정열적인 예술적 영감에 사로잡혀 있는 아티스트다. 직물과 그림 사이에 둘러싸여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자연산 소재, 특히 순수하고 채색이 잘 되는 비단과 옛날 아마포로 된 이불을 직접 염색하는 것을 즐긴다.

런던 혹은 프랑스 남부의 개인 스튜디오에서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일하는 그는 우선 벽의 무늬나 필기체 등을 직물 컬렉션에 접목해 자신이 직접 프린트 작업을 한다. 처음 작업을 할 때부터 17세기 프랑스 필기체와 꽃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포트넘 & 메이슨의 초콜릿과 푸드 패키징을 디자인했고, 런던 스케치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를 맡았으며, 도쿄 상점의 디스플레이 등 굵직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현란하고 강한 컬러의 천연 소재를 잘 소화해낸다는 평가와 함께 박물관 설치 미술 프로젝트에도 참여했고, 언래프드(unwrapped) 작품에서 볼 수 있듯 평범한 것을 미적 감각으로 바꾸는 디테일한 작업을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국식 인테리어의 수퍼스타 :켈리 호픈 Kelly Hoppen
‘영국식 인테리어’를 전 세계에 알린 영국 인테리어계의 수퍼스타. LA에 있는 데이비드 베컴의 집을 인테리어했고, 매일 영국 신문을 장식하는 가십과 인테리어 기사에 등장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켈리 호픈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영국 첼시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머니와 모델 하우스를 보러 다니는 것을 취미로 삼았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17세가 되던 해 마틴 쇼 같은 유명 영화배우들의 집을 장식하면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그래픽 아트에 대한 탁월한 감각, 그만의 내추럴한 컬러를 개성으로 영국의 천만장자들과 유명 스타들의 집을 디자인했으며 고성이나 요트, 호화 별장, 개인 제트기, 브리티시 에어웨이(British Airways)의 일등석을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웨지우드 컬렉션 도자기나 매디슨 하우스 호텔 작업을 통해서도 그의 디자인 세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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