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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이상적 치료제 아직멀다-美 렙틴 개발 계기로본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 美 록펠러大 하워드휴 의학연구소에 의해 개발된 비만치료제 렙틴이 관심을 끌고 있다.보도에 따르면 렙틴은 뇌세포에 작용해 체내 지방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으로 비만생쥐에 4주간 이를 주입한 결과 체중을 40%까지 떨어뜨렸다는 것.
그러나 한편으론 사람의 비만원인은 쥐처럼 단순하지 않고 약이갖는 습관성과 내약성등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어 이 약제를 둘러싼 기대와 회의등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성인병의 주범인 비만을 효과적으로 퇴치할 이상적인 약의 출현은 가능할까.비만치료제를 알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식욕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렙틴과 관련한 체지방유지설을 들 수 있다.인체는 일정량의 지방량을 항상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각고의 노력으로 줄인 체중이 금새 회복되고 복부 지방을 흡입기로 제거하면다른 부위에 지방이 증가하는 것등이 이를 증명한 다.
혈당유지설은 혈액중에 포함돼 있는 당(糖)의 수치가 일정 수치이하로 떨어지면 뇌의 센서가 이를 감지해 음식공급을 명령한다는 이론이다.끼니가 되면 식욕이 생기는 이치다.체온유지설은 비만세포의 활동과 관계가 있다.비만세포는 크게 백색 세포와 갈색세포로 나뉜다.백색세포가 지방을 축적하는 단순한 저장고 기능을하는 반면 갈색세포는 에너지 즉 열을 발생해 칼로리를 소모한다. 예컨대 섭씨 28도에서 자던 사람을 22도의 환경으로 옮겨자게하면 갈색세포가 열을 더 많이 만들어 자연스럽게 추위에 견디도록 한다.따라서 이 갈색지방세포가 위축 또는 대사를 못하면남는 에너지가 백색지방세포에 저장돼 비만으로 연 결된다는 것.
갈색세포는 주로 목부위,심장과 신장,겨드랑이등 따뜻하게 보호돼야 할 장기 부근에 많이 분포돼 있는데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않는 사람은 이 갈색세포 덕(?)이 아닌가 보고 있다.
식욕을 지배하는 곳은 뇌의 시상하부(視床下部).체온과 호흡기능.혈압등 가장 기본적인 인체활동을 자동조절하는 이곳에는 식후만족감을 주는 포만중추와 이곳의 정보를 받아들여 음식 먹는 것을 지시 또는 중지토록 하는 섭식중추가 있다.
그렇다면 배의 포만감은 어떻게 뇌에 전달돼 음식섭취가 조절되는 것일까.지금까지의 가설은 지방세포에 있는 비만유전자가 지방으로 가득찼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어떤 물질을 생산해내고 이것이 혈류를 타고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포만중추에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
렙틴을 개발한 프리드맨 박사팀은 바로 비만유전자가 만들어내는물질,즉 「ob 단백질」을 확인해 가설을 입증하고 이를 렙틴으로 명명했다.연구팀은 또 비만한 사람은 비만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ob 단백질이 변형 또는 망가져 세포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포만중추에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렙틴을 인위적으로 공급,포만중추의 만족감을 자극해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이다.
렙틴 외에도 비만을 치료하는 약제는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와 현재 시판되고 있는 것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예컨대 펜플루라민제는 포만중추를 만족시키는 혈중내 세라토닌을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한다.또 아직 상품화는 돼있지 않지만 지방세포에 있는 β3수용체를 자극해 지방을 왕성하게 분해하는 약제들도 개발중이다.신경질을 내면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되고 이것이 지방을 분해,살을 안찌게 하는 원리와 같다.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 병원 내과 임승길(林承吉.내분비)교수는 『그러나 이들 약이 대부분 습관성이 있거나 일정기간 후에는약의 효과가 떨어지는등 한계가 있어 아직 이상적인 약은 출현하지 않고 있다』며 『사람의 비만은 유전적.정신적 .사회적인 복합원인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완전한 비만치료제가 나오기까지는많은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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