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았다=올해 주꾸미 어획량은 지난해보다 30% 줄었다.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로 일부 지역에서 조업이 중단됐고, 예년보다 낮은 수온과 해거리 현상이 주요 이유다. 해산물의 경우 한 해 풍년이면 다음해에는 물량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를 ‘해거리’라고 한다. 지난해에는 수온이 높아 주꾸미가 풍년이었다.
주꾸미의 주산지는 서해안 전역이다. 올해는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충남 태안 지역을 제외한 인천·경기와 전북 연해에서 출하되고 있다. 4월은 주꾸미가 가장 맛있으면서 비교적 싸다.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산이 많이 들어오고 있고, 국산은 알이 차오르기 시작해 상품성이 높아졌다.
◇종류=국내에 유통되는 주꾸미는 크게 ^국산 ^중국산 ^베트남산으로 나뉜다. 올해는 인근해 어획량이 달려 중국산 수입이 크게 늘었다. 노량진 수산시장 반입량을 기준으로 국산이 100박스 들어오면 수입산은 1000박스 정도 입고된다. 대체로 농수산물 가격은 중국산이 국산보다 싼 게 일반적이지만 주꾸미의 경우는 중국산과 국산 시세가 비슷하게 형성된다. 중국산 주꾸미의 출하가 국내산보다 빠르고 알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생물 주꾸미는 경매가 기준으로 한 박스(3.5㎏, 24~30미)에 2만~2만4000원, 1㎏에 5800~7000원에 거래된다.
시장에 가면 ‘생물 주꾸미’ ‘활 주꾸미’ 같은 푯말을 볼 수 있다. ‘생물’은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냉장상태로 유통한 것, ‘활’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을 말한다. 주꾸미는 성질이 급해 빨리 죽는 편이다. 이 때문에 ‘생물’과 ‘활’ 주꾸미의 가격 차이는 큰 편이다. 살아 있는 주꾸미가 ‘생물’보다 40~50% 비싸다. 국산은 산지에서 생물 주꾸미(1㎏) 9000~1만2000원, 활 주꾸미(1㎏) 1만5000~1만7000원이다. 대형마트에서 생물 주꾸미는 400g 6000~7800원에 판매된다. ‘냉동 주꾸미’는 베트남산이 많다. 주로 시푸드 레스토랑, 뷔페 식당, 급식 식자재로 쓰인다.
◇고르는 법=흑갈색을 띠며, 빨판이 선명한 것을 고른다. 몸통을 눌렀을 때 단단해야 알이 꽉 찬 것이다. 중국산은 전체적으로 흰색 부위가 많으며, 몸통이 국산에 비해 크다. 주꾸미는 크기에 편차가 있다. 작은 것은 7㎝, 큰 것은 13㎝쯤 된다. 맛이나 가격에는 큰 차이가 없다. 주꾸미는 낙지보다 덜 질기고 오징어보다 감칠맛이 좋다. 살짝 데쳐서 몸통째 먹어야 제 맛이다. 먹통과 내장도 고소하다. 주꾸미에 밀가루를 뿌려 문질러 빨판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뻘도 씻겨 나가고 미끈미끈한 진액까지 제거된다. 주꾸미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타우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콜레스테롤이 높은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주꾸미는 매일매일 조업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바닷물의 양이 많은 ‘조금 물때’가 되면 주꾸미가 많이 잡혀 산지 시세도 내려간다. 조금 물때는 음력으로 8~12일(양력 4월 13~17일), 23~27일(양력 4월 28일~5월 2일)쯤이다.
이득근 GS리테일 수산 바이어
정리=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