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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탄생지점 밝혀지려나 네팔서 표시石 발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석가모니의 탄생지점을 가리키는 표지석이 최근 네팔 룸비니의 한 불교유적지에서 발굴됐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지난 92년부터 3년여에 걸쳐 발굴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일본.네팔 합동발굴조사단은 이달초 이 유적지에서 약 2천2백년전의 불교건축으로 보이는 벽돌유구충을 발견했으며 그속에서 석가탄생지점을 표시하는 평석(平石)을 출토해냈다고 이신문은 전한다 네팔 룸비니 개발기금과 전일본불교회의 위탁으로 발굴에 참가하고 있는 가미사카(上坂悟)등 고고학자들은 『이 돌이야말로 석가탄생지점을 지정하기 위해 아쇼카왕이 설치한 표시석으로 불교사상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도.도표 참조〉 문제의 돌은 가로 70㎝,세로 40㎝,두께 10㎝ 규모의 사력암(砂礫岩)으로 표면에 문자등을 새긴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돌은 석가의 어머니 마야왕비를 모신 마야당(堂)중심부를 남북으로 21m,동서로 26m에 걸쳐 수직으로 파내려가 던 중 지하 약 2m되는 곳에서 출토됐다.돌을 보호하려 한듯 대형벽돌로 된 기단(基壇)이 배치돼 있었는데 그 기단에 뚫려있는 15개의 상자형(箱子型)구멍에서는 석가모니 시대부터 유통되기 시작했다는 은화(銀貨).청동화 몇개와 마우리아왕조 특유의 북방 흑색연마토기(黑色硏磨土器)10여점이 발견됐다.발굴 관계자들은 유구의 연대를 아쇼카왕代의 것으로 보고 있다. 아쇼카왕은 인도 최초의 통일왕국 마가타국 마우리아조(朝)의영군(英君).그가 서기전 249년 룸비니에 와 석가탄생지를 경배했다는 사실이 마야당 바로 옆 아쇼카왕주(王柱)에 새겨져 있다. 발굴조사단은 이번에 함께 출토된 탄화목(炭化木)감정등을 포함,최종 발굴보고서를 작성하고,마지막으로 네팔 국왕에게 발굴현장을 둘러보게 한뒤 결과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그때 문제의 돌이나 그것이 출토된 유구를 공개할지 여부는 아직 결 정되지 않았다. 스스로를 석가모니 일족의 후예라고 인정하는 네팔 현지학자 A R 샤키아교수같은 이는 「표시석說」에 입각해 이번 발굴 결과를 「세기적 발견」이라고 단정해마지 않는다.현지에서 조사단을 지도하고 있는 고마자와(駒澤)大의 나라(奈良康明) 교수나 세계적인 불교미술학자이자 고고학자인 파키스탄의 아하마드 H다니박사도 『평석을 비롯해 마우리아 왕조의 벽돌유구나 일련의 출토물은 석가탄생의 성스러운 원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들 도 없지 않다.인도 고고학자 크리슈나 데브박사는 『이번에 발굴된 유구가 석가탄생과 관련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의 돌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석으로 표시석이라기보다 건재(建材)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인도미술 전공의 일본 오사카大 고이쓰카(肥塚隆)교수도 돌 표면에 아무런 각인(刻印)이 없는데다 『아쇼카왕주의 돌이 모두 바라나시 남방의 추나르산(産)사암(砂岩)인데 반해 문제의 돌은전혀 다른 형질의 암석이어서 표시석으로 단정하기 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金成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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