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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석 호남권, 석권 기대하던 민주 “안정권은 26곳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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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애초 호남 31석 석권을 기대했던 통합민주당은 선거를 이틀 남긴 7일 이 지역에서 26곳만을 안정권으로 분류했다. 호남 민심은 전반적으로 야권의 ‘거여 견제론’에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지만 곳곳에서 공천 탈락자들이 일으킨 반란의 기세가 무섭다.

전북 정읍에서 정읍시장 출신 유성엽 후보, 전남 목포의 박지원 후보 등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를 2위로 밀어 내렸다. 목포에선 여론조사에서 2~3위를 달리던 민주당 정영식 후보와 이상열 후보가 단일화까지 선언했지만 박 후보의 기세를 잡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남 무안-신안에서 벌어지는 민주당 황호순 후보와 무소속 김홍업 의원 간의 경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핵심 당직자는 “이희호 여사가 김 의원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신안군의 북쪽과 무안군 일부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강운태 후보는 광주 남구에서 꾸준히 민주당 지병문 의원에게 우세를 지키고 있다.

전북 군산의 강봉균, 전주 완산갑의 장영달 의원 등 민주당의 중진들도 우세를 점하고는 있지만 각각 한나라당 성향의 강현욱 전 전북지사, 이무영 전 경찰청장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호남 무소속의 선전은 정계 개편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영남 무소속의 선전과는 의미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정치컨설팅업체 이민컴의 김능구 대표는 “어차피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유권자들이 무소속 후보를 별 거리낌없이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5석을 모두 내준다 해도 목포와 무안-신안에서 호남인들에게 남아 있는 DJ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정도의 의미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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