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주가 고향인 펜실베이니아대 학생 알리사 비슬리가 대학 로고가 새겨진 캠퍼스 보도 위에 서 있다. 그는 운전면허를 옮겨 유권자 등록을 했다. [스크랜턴 AP=연합뉴스]
힐러리는 지난달부터 이곳 150개 대학을 누비며 “나를 찍으면 여러분의 학비 부담은 줄고 학교지원금은 늘어날 것”이라 외치고 있다. 20대 딸 첼시도 100곳 가까운 캠퍼스를 돌면서 또래들에게 어머니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바마도 질세라 “등록금 부담을 줄여줄 확실한 후보”라고 적은 포스터 수십만 장을 뿌리며 대학가 유세를 강행군하고 있다.
AP통신은 7일 “미국에서 노령 인구가 셋째로 많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조차 힐러리와 오바마는 젊은이들에게 올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04년 민주당 경선 당시에는 투표자의 9%에 불과했던 젊은 층이 올해는 이미 14%로 크게 늘어난 데다 경선이 남은 9개 지역에선 더욱 증가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젊은이들의 열기는 더욱 뜨겁다. 뉴저지주에 집이 있는 펜실베이니아대 학생 알리사 비슬리(20·여)는 최근 운전면허를 이곳으로 옮기느라 면허관리소에서 하루를 날렸다. 주거사실을 증명해 유권자 등록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중간고사를 앞둬 바쁜 때였지만 내가 미는 후보의 어깨에 미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문제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주 초 오바마의 유세가 펼쳐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광장에는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2만 명의 청중이 운집했다. 담요를 뒤집어쓰고 연설을 경청한 그들의 90%는 20대였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영파워’ 돌풍으로 힐러리의 절대우세가 점쳐져 온 펜실베이니아주 경선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7일 “현지 대학 조사 결과 펜실베이니아주 18~44세 유권자 층에선 오바마(51%)가 힐러리(42%)를 앞섰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내일(9일) 제18대 총선이 실시된다. 역대 최저 투표율이 우려된다고 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새겨들어볼 말이 아닐까.
강찬호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