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에 농민도 시민도 한숨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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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14면

느닷없이 날아든 뉴스에 시민들은 어리둥절하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이야기다. 전북 김제에 이어 주말에는 정읍에서도 AI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른 지역으로 퍼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느닷없다’고 한 것은 시기적으로 예상 밖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AI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발생하는 겨울철 전염병으로 알려져 왔다. 겨울 철새가 바이러스 전파의 ‘주범’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정부는 철새가 돌아간 2월 말 ‘비상방역 기간 해제’를 선언했다. 양계 농가들도 “겨울을 무사히 넘겼다”면서 겨우내 닫아 뒀던 양계장 문을 열었다.

그런데 비상령이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AI가 출현했다. 이 때문에 ‘철새 원인설’이 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도 사람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제 농장의 경우 중국·베트남 등 외국인 근로자 11명이 일하고 있고, 이들이 같은 지역 출신 체류자들과 자주 접촉했다고 한다.

AI가 퍼지자 농민들은 울상이다. 밤잠을 설쳐 가며 애지중지 키워온 닭이 집단 폐사하는 모습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손으로 살아있는 닭을 땅에 묻어야 하니 피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는 닭고기 소비와 수출이 급감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시민은 불안하다. “닭고기·계란을 먹어도 건강에 이상이 없느냐”고 여기저기서 묻는다.

정부는 인체 감염에 대비해 바이러스 치료제인 로슈사의 ‘타미플루’ 재고 물량을 확인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람끼리 쉽게 전염되는 AI바이러스 변종일 경우 파괴력이 중세의 흑사병 못지 않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 AI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2003년 이후 아직까지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는 점이다.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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