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뇌부 총출동 격전지 ‘수중 유세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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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03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29일 전남 무안을 방문해 휠체어를 탄 채 무소속으로 출마한 아들 김홍업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첫 주말인 29일 비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표심(票心) 잡기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봄비 속에 열린 총선 유세

주말 유세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대구ㆍ경북 지역을 돌며 친박연대와 무소속 후보들의 바람 차단에 주력했다. 통합민주당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부벨트’에 대한 승세 굳히기에 힘을 쏟았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원장인 강재섭 대표는 전날 대구 유세에 이어 이날은 구미→김천→상주→군위-의성-청송→안동을 차례로 돌았다. 이들 지역들은 공천에서 떨어진 친박 인사나 지역 내 유력 정치인이 출마하면서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곳이다. 그는 유세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나간 사람들이 친박연대니 뭐니 하며 이름을 팔고 다닌다. 그건 정치가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강 대표는 일요일인 30일에는 경남 지원 유세를 하고 31일에는 부산에서 이번 선거운동 시작 후 두 번 째 중앙선대위 회의를 개최해 무소속 바람 잠재우기에 나선다.

이날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군)를 돈 박 전 대표는 거리 연설은 하지 않고 주민과 악수만 했다. 그는 “(공천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에 속은 것 아니냐”는 한 지지자의 질문에는 말 없이 미소만 짓는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한편 ‘친박무소속연대’로 출마하는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은 박 전 대표 중심의 정계개편론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친박무소속연대 후보들 간 합동유세를 통해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에 조기 복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박연대·친박무소속연대가 당에 들어가 힘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자유선진당까지 포함하는 ‘범보수 정계개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30∼40석 이상을 얻기 위해서는 지지세가 두터운 서울 강북지역 승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노원구와 도봉구ㆍ중구 등 강북지역을 주로 돌며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30일에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는 ‘낙천거사’들로 구성된 ‘화려한 부활’ 유세단을 가동한다. 김민석 최고위원, 이화영ㆍ김형주 의원, 유종필 대변인 등이 관악산 입구 주차장에 총출동해 선거운동을 한다.

진보신당은 당선권에 가장 근접해 있는 노회찬(노원병) 후보 지원 유세에 당력을 집중했다.

충청ㆍ호남권 민심 요동치나

한나라당은 공천 물갈이 여파로 선거 초반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아 고전했지만 점차 국정 안정론이 힘을 얻고 있어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도권 민심 향방이 아직 유동적인 데다 기대했던 충북 지역 지지도도 예상보다 부진하다. 한나라당은 17대 총선 때 탄핵 역풍으로 전멸했던 충북 지역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떨어져 상당수 선거구가 민주당 후보 등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의 외가가 이쪽(옥천)이다 보니 그의 행보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시 지지율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북 지역 지지율이 변화 조짐을 보이자 자유선진당은 이날 이용희 후보가 출마한 충
북 보은-옥천-영동에 이회창 총재, 심대평 대표, 조순형 선대위원장 등 당 수뇌부가 모두 출동했다.

민주당은 호남 표심에 영향력이 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희호 여사는 이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차남 김홍업 후보의 전남 무안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 “김 후보는 억울한 심정으로 출마한 만큼 당당하게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 여사는 이날 목포에서 무소속 박지원 후보 사무실도 방문해 격려했으며, 30일에는 목포역에서 지지 연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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