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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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 측의 강경 진압 논란을 낳고 있는 티베트 시위 사태와 관련해 유럽에서 제기되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주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이 28일 열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개막식 보이콧 방안 검토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프랑스 대통령도 개막식 거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남부 피레네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논란과 관련해 “모든 선택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르코지 대통령의 비서실은 프랑스의 경우 베이징 올림픽의 모든 게임에 불참하자는 요구에는 여전히 반대하지만 올림픽 개막식의 보이콧 가능성까지 배제해 놓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영국 찰스 왕세자는 일찌감치 베이징 올림픽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달라이 라마를 지지하고 있다.

유럽의회도 이번 주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회원국들에 권고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의회의 정치그룹들은 중국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EU 지도자들에게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할 것을 권유하거나 아예 올림픽 경기 자체를 불참하는 방안까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24일에는 프랑스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상당수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여론조사기관 CSA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3%가 사르코지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71%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권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대답했다. 개막식 보이콧에 반대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42%였다.

프랑스 스포츠지 ‘레퀴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그동안의 시위와 관련한 사망자 수가 140명이라고 24일 밝혔다. 망명정부는 이들 중 23명이 14일 티베트 수도 라싸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했고, 나머지는 쓰촨성·간쑤성 등의 동조 시위 때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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