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에 빠져라=이씨는 “영어책과 영화를 통해 스토리(story)에 빠지라”고 말했다. 그래야 영어와 친해지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와 친해지려면 쉬운 영어부터 배워야 한다는 게 이씨의 조언이다.
그는 쉬운 영어로 쓰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닥터 수스의 작품을 꼽았다. 닥터 수스는 50단어, 220단어를 각각 사용해 『초록 달걀과 햄(Green Eggs and Ham)』 『모자 쓴 고양이(The Cat in the Hat)』를 썼다. 이 중 『초록 달걀과 햄』은 anywhere를 제외하면 모든 단어가 단음절이다. 이씨는 “『그림형제 동화집』도 훌륭한 영어 텍스트”라며 “원문이 어렵다면 번역본을 먼저 읽으라”고 권했다.
이씨는 “가족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고를 땐 ‘니모를 찾아서’처럼 어린이가 주인공인 작품을 고르면 자녀가 더 몰입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5단계 영화 학습법을 제시했다. 먼저 한글 자막을 보면서 스토리를 이해한다. 이어 자막 없이 영화를 보고→다시 영어자막을 넣고 본 후→자막 없이 보면서 귀가 얼마나 트였는지 확인한다. 마지막엔 자막 없이 보되 대사를 하나씩 받아쓰기한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영어 발음이 좋은 목소리 연기자가 출연하므로 훌륭한 발음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어사전 통째로 베껴라=미국의 6~7세용 영어사전을 통째로 베껴 ‘나만의 사전’을 만들면 효과적이라고 이씨는 강조했다. 그는 “눈으로만 영어를 익히면 안 된다. 단어를 뜻과 철자만 익히고 넘어가면 반쪽 공부”라며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어렸을 때 동의어·반의어의 차이와 쓰임새를 설명해주는 사전(thesaurus)을 늘 곁에 끼고 살았다”고 귀띔했다.
“ 어려운 단어는 알아도 문장 쓰임새를 모르는 어린이들이 많아요. 단어는 무조건 활용도가 높은 예문과 함께 익혀야 합니다.”
◇소리 내어 발음하라=그의 첫 영어 선생님은 아버지였다. 미군 통역관으로 일한 아버지는 단어를 소리 내어 발음하고, 반복해서 쓰고, 문장과 함께 암기하라고 가르쳤다. “아버지는 16절지 종이에 ①‘Break’를 ‘비·알·이·에이·케이’라고 또박또박 발음하며 써라 ②다음엔 ‘브레이크’라고 발음하며 써라 ③ ①②를 계속 반복하며 한 면을 다 채우라고 가르쳤어요. 나중엔 그림형제나 안데르센 동화를 통으로 읽으면서 노트에 베끼도록 시켰죠.”
그는 “영어를 조급하게 정복하려는 ‘허리 병(hurry sickness)’이 있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며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길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