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현장>주부 사이클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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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금 출발한다.이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무리를 이룬자전거 행렬이 여의도로 출발하기 직전 팀장이 전국자전거연합회 직할여성회 김창자(金昌子.51)회장에게 출발완료를 보고한다.
金회장은 무전기로 이상유무를 체크하고 무사주행을 지시한다.
생활체육 전국자전거연합회 직할여성회가 매주 목요일마다 실시하는 정기 주부사이클링.
이날 은륜에 몸을 실은 주부들은 회원 1백52명 가운데 52명. 선두에 선 회장과 맨뒤에 따라나선 팀장이 서로 무전기로 교신하며 주행속도를 조절한다.
이날 연중 10일 일정으로 실시하는 초보자 강습을 끝낸지 한달도 채안된 「햇병아리사이클주부」들도 10여명이나 대열에 끼였으나 5년이상 탄 「고참주부」들과 호흡을 맞추며 대오를 유지한다. 30여분간 달려 한강 시민공원에 들어서자 상쾌한 강바람이대원들의 땀에 젖은 얼굴에 살랑댄다.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지고힘이 불끈 솟는다.
주부사이클링을 주도하고 있는 金회장이 자전거 핸들을 잡은지 벌써 17년.관절이 유난히 약해 사이클링을 시작했는데 이젠 1주일에 한번씩이라도 타지 않으면 좀이 쑤셔 견딜 수 없을 만큼사이클매니어가 됐다.
『사이클은 관절운동이어서 나이가 먹을수록 좋은 스포츠입니다.
사이클링을 하는 여성들은 골다공증의 공포감도 없어지게 됩니다.
또 폐활량이 좋아지고 혈액순환이 잘되지요.이때문에 60대 할머니도 많이 참가하고 있지요.』 반환점인 여의도광장에 도착한 金회장은 사이클이 나이가 들어가는 주부에게 더없이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광장을 세바퀴 돈 대원들은 공원 서늘한 곳에 자리를 잡고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점심을 먹었다.이곳에서는 사이클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회원들은 지방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얘기하고 투어링을 제안하기도 했다.자전거 확산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아이들 얘기도 단골메뉴.
이날 사이클링에 참가한 한상리(韓尙利.50.서울송파구잠실5동)씨는 남편과 자식등 세식구가 모두 사이클링을 즐기는 은륜가족.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아예 자전거타기 「선교사」가 됐어요.
나이들어 오는 장애를 극복하고 젊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사이클링을 시작했지요.』 韓씨는 『나라 전체적으로 봐도 환경보호와경제적 측면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자전거연합회 회원들은 번갈아가며 지역사이클링 대회에참가하고 때때로 경기도 연천등지로 나들이를 간다.또 매년 여군학교 입소와 고아원방문등을 통해 공동체의 삶을 체험하기도 한다. 건강미 넘치게 페달을 밟는 이들 사이클링 동호인 주부들에게서 가정의 화평이 넘쳐 흐른다.
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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