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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상>소프트웨어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한다.그러나 그 기술도 하나의 스탠더드(표준)가 못되면 살 길을 보장받지 못하는 곳이 소프트웨어산업이다.큰기업은 갈수록 커지고 작은기업은 항상 그 상태에 머무른다.중간기업들이 설 땅이 없다.
2~3개의 대기업이 「태양」이고 그 주위를 몇몇 행성(行星)과 수백개의 작은 별들이 궤도를 따라 맴도는 곳이 소프트웨어산업의 우주다.마이크로소프트의 운용시스템은 소프트웨어제품의 「별자리」를 정해주는 중력에 비유된다.
로터스(Lotus)는 한때 떠오르는 「태양」이었다.「로터스 1-2-3」은 스프레드시트 시장을 석권했고,프로그램 「노츠」(Notes)는 그룹웨어(Groupware)의 새 경지를 열었다.마이크로소프트등에 맞서 이들 제품을 뒷받침할 자 금력과 시장력이 문제였다.이 「죽어가는 태양」에 IBM의 야심이 뻗쳤다.
정보산업의 헤게모니는 기술의 스탠더드를 누가 정하느냐에 달려있다.PC의 두뇌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은 인텔이 그 스탠더드다.그운용시스템은 빌 게이츠의 「DOS천하 」다.
그룹웨어는 직장내 개개 PC를 네트워크로 연결,종업원들이 함께 일하게 만든 신흥 소프트웨어다.종업원과 컴퓨터들이 네트워크를 이루며 새로운 가치창출을 예고하는 「내일의 직장」이다.이 운용시스템에 IBM이 스탠더드를정하겠다고 나섰다.
시장가격 32달러짜리 로터스주식에 64달러씩을 지불한 고가매입에서 IBM측의 절박감을 읽고도 남는다.IBM은 보유현금이 10억달러,게다가 글로벌 판매.서비스망을 자랑한다.로터스가 「날개」를 달수 있다.IBM의 「관료문화」와 틀을 벗 어난 로터스의 창의위주 문화간 충돌이 첫 걸림돌이다.「윈도우 제국」을 꿈꾸는 마이크로소프트,그리고 노벨(Novell)과 오라클(Oracle)의 텃세도 만만치않다.게다가 인터네트의 멀티미디어판인「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의 도전도 심각하다.거대기업들은 각기 이곳에 「홈 페이지」를 설정,네트워크상의 데이터베이스로 활용중이다.이용료가 싸고 멀티미디어여서 그룹웨어를 대신할 소지도 다분하다.「때가 늦었다」「실패가 내다보이는 무모한 도박」이라■등 싸움은 설전(舌戰)으로 막이 올랐다.
〈本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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