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국교수의LOVE TOOTH] 앞니 틈새 메우면 ‘수퍼 스마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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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희고 고르며 틈새가 없이 빽빽하면 의식이 풍족하고 건강 장수하나, 이에 틈새가 있으면 재물이 새어 나가 재산을 잃게 된다. 특히 앞니 사이가 벌어진 사람은 다정다감하나 참을성이 적고, 부모의 덕이 약하며 뜻과 이상의 차이로 번민이 많다….”

전통적인 관상학에서 앞니가 벌어진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굳이 관상학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앞니의 틈새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타인과의 접촉을 꺼릴 정도로 불편해 한다.

어린아이의 경우 영구치가 처음 나올 때 생기는 앞니의 틈은 대부분 성장기의 정상적인 현상이다. 이 경우엔 옆에 있는 작은 앞니와 송곳니가 솟아 나오며 벌어진 틈을 밀어주므로 틈새가 저절로 닫힌다.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성인에서의 앞니 틈새는 여러모로 문제를 일으킨다.

사실 앞니가 벌어져 있으면 좀 모자라다 싶을 정도로 사람이 좋아 보인다. 기껏 진지하게 말을 시작하려 해도 상대방이 웃기부터 하는 경우도 있다. 또 혀와 치아가 부딪혀 나는 소리인 ‘설치음’의 조음 장애가 생겨 바람 새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벌어진 부위의 잇몸에는 비정상적인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염증이 상존한다. 이 때문에 앞니의 지지가 나빠져 시간이 갈수록 틈이 점점 커진다. 특히 각진 턱과 사각형의 얼굴 형태를 가진 사람은 앞니의 틈이 나이가 들수록 커지고 앞니의 돌출이 심해진다.

다행히 전체 잇몸뼈 크기에 비해 치아가 작아 틈이 생긴 사람은 치료가 쉽다. 합성수지 계열의 재료를 치아 옆에 붙이거나, 혹은 도자기 성분으로 제작된 라미네이트라는 인공 치아를 치아 위에 덧붙임으로써 공간을 폐쇄한다.

그러나 치아에 비해 잇몸 크기가 너무 커서 생긴 틈새는 마냥 치아의 크기를 키울 수 없는 노릇이다. 틈새를 메울 만큼 앞니를 크게 만들면 얼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우스꽝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짧은 기간의 교정치료에 의해 앞니를 가운데로 모은 다음, 뒤쪽 남은 틈에다 이를 해 넣으면 완전한 스마일 라인을 수복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앞니의 틈새가 넓어지는 경우도 있다. 치아 틈새를 가진 사람의 얼굴은 쉬 탄력을 잃는다. 웃거나 크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얼굴 근육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는 것이 ‘노화방지 치의학’이다.

잠시만 시간을 투자하면 앞니의 틈새가 감쪽같이 없어질 뿐 아니라, 활짝 웃는 빈도 또한 늘어난다. 입술과 얼굴의 근육은 탄력을 되찾고, ‘수퍼 스마일’을 연출하는 삶의 활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박영국 경희대 치대 교수· 교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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