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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삼성, ‘차세대 주력’신재생 에너지 기술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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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충남 천안사업장 LCD 연구라인에서 연구원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영 시계’는 멈춰 서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벌써 6개월째다. 예년 같으면 연초 사장단과 임직원 인사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조(兆)단위 투자’와 주요 프로젝트에 한창 나설 때지만 현재는 모든 게 ‘올스톱’된 상태다. 삼성그룹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의혹 폭로와 특검이 이어지면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삼성은 특검 이후는 물론, 10년·20년 뒤 초일류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 중심엔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 발굴 태스크포스가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장을 겸임한 임형규 팀장이 진두지휘하는 이 TF팀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사업 발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TF팀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계열사들이 몸집을 키우거나 매출, 영업이익을 늘리는 쪽에만 힘을 쏟는 나머지 중장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다소 등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TF팀의 주된 목표도 그룹 전체로 ‘미래 성장동력+α’를 갖출 수 있게 지원하고 계열사별로 중첩 우려가 있는 새 사업을 ‘교통정리’하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특히 반도체·LCD 등 정보기술(IT) 부문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IT 업종의 특성상 제품 사이클이 반년 단위로 급속히 짧아지고 시황에 적잖이 휘둘리는 상황이 잦아지면서다. 삼성그룹이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와 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첨단 소재, 건강·친환경 등 ‘웰빙’부문에 집중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계열사별 각개약진도 조용하지만 분주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0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첨단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 이스라엘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회사인 ‘트랜스칩’도 그중 하나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에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아시아 보험 시장 공략을 위한 사전 준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영이 마비된 틈을 노려 일본과 대만 등 해외 경쟁사의 견제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하루속히 특검 상황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영체제로 복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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