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팁박스] 주사 성형 흉터 없고, 바로 일상생활 … 순식간에 예뻐지는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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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로 성형을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미래 성형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주사 성형’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시술이 간단하고, 흉터가 없으며, 시술 후 곧 사회생활에 복귀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이상적인 성형수술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최근 국내에서 시작한 ‘단일지방세포(Single Fat Cell) 이식술’이다. 원리는 몸에서 빼낸 지방을 필요한 부위, 즉 주름이나 파인 골 등에 넣어주는 것으로 종래 지방이식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큰 차이를 알 수 있다.

과거 지방이식술은 말 그대로 지방 덩어리를 주입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방세포 생착률이 10%도 안 된다는 것. 세월이 지나면 몸에서 지방이 흡수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것이 미세지방 주입술이다. 지방 덩어리를 3㎜ 단위로 잘게 쪼개 피부에 넣는다. 그래도 역시 생착률은 50%에 못 미친다. 그러다 보니 좀 더 많은 세포를 살리기 위해 대량으로 주입하는 경향이 생겼다. 시술을 받은 사람의 얼굴이 찐빵처럼 부풀어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많이 주입한다고 세포가 더 많이 생존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실제 임상에서 나타난 결론이다.

단일지방세포 이식술은 이름 그대로 세포 알갱이를 분리해 피부에 넣는다. 낱개는 불과 200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종래 지방 덩어리가 포도송이라면 단일지방세포는 깐 포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지방세포를 주입하는 주삿바늘 직경도 크게 줄었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약간 굵은 정도인 30.25게이지를 사용한다. 피부에 멍이 남지 않는 이유다.

흥미로운 것은 지방세포를 이식하면 생착률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쥐 실험과 지금까지 임상 경험에서 80%의 세포 생착률을 보였다. 생착률이 좋다 보니 굳이 과다하게 지방을 주입할 필요가 없다. 환자들은 시술 후 자연스럽게 변화된 얼굴로 귀가한다.

장점은 또 있다. 알갱이가 작아 종래 지방이식으로는 불가능한 아래 눈꺼풀 잔주름, 푹 꺼진 위 눈꺼풀, 손등, 목주름 등에도 시술할 수 있다.

양을 늘리면 도톰하게 이마를 키우고, 코를 높이며, 턱선을 갸름하게도 만들 수 있다. 칼을 대지 않고 성형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지방세포는 매우 불안정해 쉽게 터진다. 터진 알갱이는 오일처럼 변해 얼굴에 주입하면 오히려 다른 지방세포의 생착을 방해한다. 따라서 환자의 몸(주로 허벅지·뱃살)에서 지방을 빼내 빠른 시간 안에 피부에 집어넣는 기술이 필요하다. 의사의 심미안도 중요하다. 주삿바늘 하나로 균형 잡힌 얼굴을 빠른 시간 안에 ‘조각’해야 하니 쉼 없는 연마가 필요하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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