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이곳이승부처>6.대구.경북 1.급변하는 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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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4월28일 대구 지하철공사장 폭발사고는 대구.경북지역의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18~21일 현재 시점에서볼 때 정부.민자당이 우려한 대로 두지역 모두에서 여당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대구참사가 선거당일까지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이 사건의 영향력 정도가 이 지역 선거판세를 결정지을 수 있는 변수임에 분명하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은 18~19일 「민선대구시장」 (대구유권자 1천5백71명)및 21일 「민선 경북도지사」(경북유권자 8백31명)관련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대구시민의 여론부터 살펴보자.
후보별 지지순위는 대구참사를 전후로 변화없이 문희갑(文熹甲.
무소속)후보가 1위.다만 참사이후 文후보는 지지율에 증가세를 더한다(19.5%→21.6%).반면 조해녕(趙海寧.민자)후보는참사이후 하락세(16.2%→13.0%)를 보이는 가운데 2위.
그 뒤를 신진욱(申鎭旭.민주),이해봉(李海鳳.무소속),이의익(李義翊.자민련)후보순으로 잇고 있다.
文후보와 趙후보가 지지율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대구주민 15.1%가 대구참사를 계기로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졌다』고 말한다.특히 趙후보지지자가 가장 많이 흔들렸다. 趙후보지지자의 변화양상을 들여다 보면 대구지역 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참사이전 趙후보 지지자중 77.8%만이 현재도 趙후보를 지지한다.나머지 2.3%는 신진욱,1.0%는 이의익,9.3%는 문희갑,3.4%는 이해봉후보에게로 마음을 바꿨다.
대구사건을 계기로 가장 세를 더하게 된 후보는 文후보.그의 지지자중 99.2%는 지지의사의 동요없이 그대로다.세를 보태게된 이유는 조해녕후보 지지자의 9.3%,신진욱후보 지지자의 3.3%,이의익후보 지지자의 1.1%가 文후보에게 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지도의 변화가 일어난 원인은 두말할 것 없이 대구참사의 악몽 때문이다.대구시민은 『지난달 28일 이 지역의 지하철공사장가스폭발참사 이래로 대구에서 反민자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견에 71.0%가 공감한다(공감하지 않는다:26 .1%).
또한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사태수습에 대해 어떻게생각하십니까』에 79.3%가 성의있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힐책한다(성의있게 대처:18.1%).대구참사의 아픔이 어떤 식으로든선거결과로 나타날 것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경북의 여론은 어떠한가.
현재 이 지역은 이의근(李義根.민자),구자춘(具滋春.자민련),이판석(李判石.무소속)후보가 혼전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具씨가 약간 앞선 상황.具씨는 아직 출마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있지는 않다.이의근후보와 이판석후보는 대구참사를 전 후로 2위와3위자리를 바꾸었다.이판석후보는 민주당후보 출마설도 있다.
이러한 순위변동이 나타난 이유는 대구참사를 계기로 『지지후보가 달라졌다』는 유권자가 5.1%정도 되기 때문이다.대구참사가대구보다는 미약하지만,경북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지지율변화분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의근후보가 타격을 받았음을 알 수있다.이의근후보 지지자중 81.8%만이 대구참사이후에도 그를 지지한다는 입장.나머지 6.3%는 具씨에게,7.8%는 이판석후보에게로 지지의사를 바꿨다.
반면 具씨와 이판석후보 지지자들은 별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具씨 지지자의 95.3%,이판석후보 지지자의 99.6%가 여전히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오히려 이의근지지자의 이탈표로 힘을 더하는 형국.
具씨는 이의근후보 지지자의 6.
3%,이판석후보 지지자의 0.4%가 자신에게 돌아섬으로써 전체지지율이 21.5%에서 21.9%로 약간 상승했다.이판석후보는 이의근 지지자의 7.8%,具씨 지지자의 1.8%가 이탈해 힘을 보태줌으로써 전체지지율이 20.0%에서 21.
5%로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경북지역도 「反민자정서의 확산정도」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지역주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옮겨보자.『경북에서 여권후보로 도지사선거에 출마하면 불리하다』는 견해에 대해 공감정도가 팽팽히 엇갈린다(공감:46.
5%,공감하지 않음:47.3%).이러한 수치는 절반정도의 유권자만이 여당 프리미엄을 인정함을 보여주는 것이다.이 지역이 역대선거에서 여권성향이었음을 감안할 때 달라진 민심을 느낄 수있다.이의근후보가 기대해 볼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세가 만만치않은 야권의 두 후보가 야권표를 분산시킬 것이라는 점이다.즉 여권의 조직표와 야권표분산에 따른 어부지리를 기대해 볼만하다.
대구.경북 모두 아직까지는 유동층의 비율이 많고(대구:46.0%,경북:39.6%),전통적으로 여 권지역임을 감안할 때 섣부른 판단은 이를지 모르겠다.다만 대구참사가 이 지역의 내재되어있는 「反민자정서」에 구체성을 띠게해 준 사건임은 분명해 보인다. 대구참사라는 악재(惡材)를 잠재울 수 있는 민자당의 선거전략이 궁금하다.
金 杏〈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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