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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LG 오희주 프로데뷔 4년만에 늑깎이 첫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그림자가 너무 짙었던 때문일까.LG 오희주(吳喜柱)는 자신의프로데뷔 첫승을 비내리는 광주구장에서 맞게됐다.
93년 해태에서 현금트레이드돼 LG에 입단한 吳는 올해 첫경기를 선발로 등판,1백44㎞의 빠른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해태타선을 요리,92년 프로데뷔 이후 감격적인 첫승을 거뒀다.
92년 입단당시 오희주에 대한 해태의 기대는 대단한 것이었다. 당시 국가대표 4번타자였던 김기태(金杞泰.쌍방울)와 강길룡(姜佶龍.OB)이 吳에 밀려 해태의 1차지명을 받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1차지명의 영광도 잠시뿐.팀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吳는 팀의 골칫거리로 전락해 야구를 그만두고 잠적,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오희주에게 유니폼을 다시 입힌 팀은 LG.
LG는 「다시는 야구를 안하겠다」며 잠적한 吳를 수소문 끝에선배가 운영하는 가구점에서 찾아냈다.그러나 당시 오희주의 모습은 이미 야구선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헤비메탈밴드의 멤버를 연상시키는 치렁치렁한 긴 머리와 그위에 눌러쓴 카우보이모자.더구나 단순히 선배와 만나는 줄알고찾았던 약속장소에 LG구단 관계자가 있는 것을 본 吳는 곧바로발길을 돌려 「야구를 안하겠다」는 의지를 확인 시키기도 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吳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LG는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해태로 부터 그를 해방시켰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이날 광주구장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졌고 경기는 6회 강우콜드게임으로 막을 내렸다. LG는 3회 이우수(李禹樹)가 2루타로 나가 서효인(徐孝仁).이종열(李鍾烈)의 번트로 결승점을 뽑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6회 해태 내야의 잇따른 실책과 투수 이강철(李强喆)의 폭투등으로 3점을 보탰다.경기는 6회초 LG가 3점을 내고 주자1루의 상황에서 중단됐다.
[광주=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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