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면접, 박지원 “그 상황 다시 와도 대북 송금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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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김홍업 의원(右)이 2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총선 후보 공천심사 면접을 위해 면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전남 목포 예비 후보)과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전남 무안-신안)이 2일 민주당의 공천심사 면접장에 섰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의 공천 기준 적용에 따라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선 이들에겐 마지막 ‘소명의 기회’기도 했다. 그러나 공심위원들의 질문은 가혹하기만 했다. 심사를 마친 공심위원이 “‘살다가 이런 수모는 처음’이라 느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공심위는 우선 박 전 실장에 대해선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된 전력을 문제 삼았다. 박 전 실장은 “100% 개인 착복이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공심위).

“대북 송금 특검은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반대했던 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박 전 실장)

-지금 다시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하겠나.

“민족을 위하고 통일을 위해서 (송금을) 할 수 있다.”

박 전 실장은 면접을 마치며 “박지원·김홍업 관련 사건은 김 전 대통령에게 치명상을 주기 위한 정치적 음모로, 억울함을 밝히는 심사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공심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홍업 의원에게도 질문이 매섭기는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공천 받고 세 달 만에 당을 옮겼다(공심위).

“내가 대통합을 하자고 했을 때 했더라면 당의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늦었지만 통합이 되지 않았나.”(김 의원)

-수도권에 출마하는 것이 어떻겠나.

“중진도 아니고 9개월 된 정치 신인이 어떻게 수도권 출마를 할 수 있나.”

공심위원들은 김 의원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던 전과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억울하고 승복할 수 없는 사건이다”고 호소했다.

한편 김효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면접을 봤다. 김 원내대표는 면접이 끝난 후 “총선이 한 달 남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이 나를 필요로 하면 지역에 상관없이 나를 던질 각오를 전했다”고 말해 수도권 전략 공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뭄에 단비’,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민주당=총선을 38일 앞둔 이날 민주당에선 “이제부터 해볼 만해졌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앙SUNDAY가 이날 경기 12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서다. 지난 1월 중순 1차 조사를 한 8개 지역의 경우 한 달 반 사이 지지율이 7.9%에서 16.8%로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44.3%에서 55.2%로 동반 상승한 한나라당과 여전한 격차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고무된 분위기였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최재성 의원(남양주 갑)은 “정권 초기의 허니문 기간임을 감안할 때 우리 당의 지지율이 이 정도 상승했다는 것은 정부조직 개편이나 내각 인선을 보면서 실망한 국민들이 견제 세력을 찾는다는 증거”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경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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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업 “9개월된 신인 … 수도권 출마 못해” #공심위원 “살다가 이런 수모 처음 느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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