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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명콤비>장이모 감독 배우 공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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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장이모(張藝謀.45)감독은 중국 영화계 제5세대의 선두주자다. 5세대란 10대에 문화혁명을 겪고 다양한 밑바닥 체험을 한베이징(北京)영화학교 출신 감독들을 지칭하는 말.이들의 특징중하나는 신인을 과감히 발탁한다는 것이다.
데뷔작『붉은 수수밭』이 88년 베를린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게된 것도 당시 베이징중앙희극학원 3학년이었던 공리(鞏리.30)를 파격적으로 기용한데 힘입은 바 크다.
장이모는 지금까지 자신의 대표작 7편에 공리를 내세우며 세계인의 뇌리에 중국영화와 장이모와 공리라는 등식을 각인시켰다.
90년 칸영화제에서 루이스 부뉴엘 창조상등 5개 부문을 수상하고 중국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작품상 후보에 올랐던『국두』,91년 베니스영화제 우수상등 5개부문 수상작『홍등』,92년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와 여우주연상을 받 은『귀주이야기』는 이들의 세계적 명성을 확인시켜준 작품들이다.
강인하면서도 여린,그러면서도 요염한 중국여인상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공리에 대해『촬영때 감정의 고저와 폭을 놀랍도록 잘 표현한다.노력한다고 다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그녀는노력,천부적 자질,좋은 머리의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극찬한다.장이모는 진시황의 불로장생약을 먹은 병사와 환생한 궁녀의 이야기인 정소동 감독의『진용』에서는 공리의 상대역을 맡아도쿄(東京)영화제 남우주연상 출신답게 열연하며 그녀와의 밀월관계를 공고히 했다.
이들의 관계는 90년 홍콩영화『도협2』에 출연하게 된 공리가『개런티로 장감독의 선물을 사겠다』고 스스럼없이 밝혀 중국인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건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장이모도 같은 영화학도로 자신을 위해 학업까지 포기한 조강지 처 대신 공리와 함께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8년간의 밀월도 올해 초 공리에게 애인이 생기면서 대번에 금이 가버렸다.이들의 결별에 대해 해석도 구구하다.장이모가 아내와의 관계청산에 적극적이지 않아 공리가 지쳤다는 얘기도있고 공리가 국제무대로 진출하고 싶어하는데 장이 모는 중국을 떠나기 싫어해 견해차가 생겼다는 이유도 그럴듯하다.
『인생』의 국내개봉을 앞두고 한국기자들에게『그녀와 헤어졌지만사생활과 일은 별개다.감독은 좋은 배우와 일하고 싶은 것이 꿈인만큼 계속 일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던 장이모.
이달하순 개막되는 48회 칸영화제에서 본선에 오른『상해 마피아』가 이들 콤비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될것 같다.
〈鄭亨模기자〉 〈공리가 출연한 장이모의 영화〉 ▲붉은 수수밭(紅高梁.88년)▲국두(菊豆.90)▲홍등(大紅燈籠高高掛.91)▲귀주이야기(秋菊打官司.92)▲서초패왕(西楚覇王.93)▲인생(活着.94)▲상해 마피아(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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