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종필,YS 합동반격-지방선거 新3金 대결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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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은 26일 오후 『내각제로도 통일을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그는 승가대 초청연설회에서『서독에서 보듯 대통령제만이 통일을 이룩하는 데 적합하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간 청와대춘추관.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남북대치 상태에서는 대통령제가 적절하다.내각제가 되면 선거를 않고도 총리가 수시로 바뀌는 등 혼란이 있다』고 강조했다.
金이사장 발언은「어느쪽도 나쁘지 않다」는 수준이다.그렇지만 잘 알려진 金대통령의 내각제 반대논리를 비판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여기에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끼어들었다.그는 27일 대전.충남지부 창당식에서 『내각제야말로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고,토양화가 된다면 통일을 위해서도 효과적』이라고 가세했다.그리고金총재는『내각제의 의미를 아는 분들은 경우에 맞게 말한다』고 金이사장의 발언에 호응했다.
이들 발언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고 있는 新3金대결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지방선거가 3金의 지역구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개헌이라는 미묘한 이슈가 이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때문에 3金의 새로운 격돌이 당겨질 것으로 정치 권에서는 받아들인다.
개헌은 金대통령 이후의 대권 후계구도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3金씨는 일찍부터 이 문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이들 발언은 지방선거에서 反민자 연합공천과 관련한 DJ와 JP의 제휴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金이사장은 JP의 민자당 이탈로 자신을 괴롭혀 왔던 호남對 비호남구도가 무너진 데 만족하고 있다.내각제는 이 구도해체의 완성일 수 있어 내각제에 대한그의 관심이 새로울 것으로 보인다.
내각제론자인 JP는 이날도 金이사장에게 노골적으로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그는 金이사장의 정계은퇴문제에 대해『전적으로 그분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한 뒤『정치권의 세대교체는 인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세월과 더불어 국 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金대통령의 세대교체론에 대해 공동전선을 펴겠다는 의사임에 틀림없다.金이사장 역시 金총재와의 연합공천에 대해 문을 열어 놓고 있다.두 사람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은 지방선거에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金이사장은 최근의 정치개입 시비에 크게 개의치 않고 적극 나서고 있다.경기도에 이종찬(李鍾贊)의원을 내세우려는 것도 李의원과 金대통령의 관계를 볼 때 비수를 들이대는 수를 쓰고 있는셈이다.서울선거의 승패는 金이사장의 향후 움직임 과 결정적인 관계가 있다.
JP는 이번 충남.대전에서 성적이 나쁘면 어렵다.두 사람은 지방선거승리를 바탕으로 金대통령의 정국구상을 깨뜨린다는 생각이다. 반면 金대통령은 승부처를 뒤로 잡아놓고 있다.지방선거는 정치적 의미가 없고 내년 총선에서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의 전례없는 총선지원도 이런 의지의 표현이다.지방선거후정계개편을 노리는 다른 두 金씨에게 끌려 가지 않겠 다는 것이다. 3金의 구상이 지방선거결과에 달려 있어 선거분위기는 가열될 수밖에 없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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