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숙의좋은엄마되기] 친구 사귀기 어려워할 땐 아이 친구들, 집으로 초대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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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초등 3학년 딸을 둔 직장맘입니다. 요즘 딸이 새 선생님과 낯선 친구들 만나는 게 싫다며 우울해하고 있습니다. 그 전엔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어요. 저와 딸에게 좋은 해결책을 알려주세요. (박혜미·40·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A : 2년간 초등학교 생활을 잘했는데 요즘 새삼스럽게 우울해 하는 것은 새 학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엄마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문제가 아이를 우울하게 하는 것이니 그걸 잘 살피세요. 어쩌면 2학년 때 맘에 드는 친구를 사귀었는데 헤어질까 염려되어 그럴 수도 있고 공부가 어려워진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요? 우선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갖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겁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또 다른 부모이니까요. 선생님들도 부모처럼 아이를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기르려고 하시니까요. 선생님에게 믿고 맡기는 겁니다.

사실 아이의 학교 생활 적응 여부는 엄마에게 달려있습니다. 언제나 웃는 낯으로 두 팔 벌려 아이를 품어 밝고 맑게 키워 학교에 보내면 그것으로 충분하거든요. 밝은 아이는 친구 관계도 좋고 선생님께도 칭찬받습니다. 학교에서 좀 상처받아도 끄떡없습니다. 이미 자존감이 있기 때문이지요.

혹시 딸이 사교성이 부족하다면 엄마가 친구 사귀는 것을 도와주세요. 딸 생일이 아니더라도 몇몇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밥을 지어 먹이세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밥·닭튀김·떡볶이·과일 샐러드 정도면 됩니다. 집에 온 아이 친구들의 이름·특징 등을 잘 기억해 두고 좋은 점은 바로바로 칭찬해 주세요. 그러면 아이도 친구에게 맘을 열 겁니다.

직장맘이라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레 좌절하진 마세요. 초등학교 이상의 아이는 엄마가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있어 주었느냐는 것보다는 무얼 함께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업주부에게는 ‘마음을 여세요’, 직장맘에게는 ‘지갑과 정보를 여세요’라고 당부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뮤지컬을 기획하던 한 엄마는 공연표를 준비해 아이 친구들을 초대했대요. 다른 좋은 공연 정보를 알려주면서 주변 엄마들과도 꾸준히 정보 교류를 한 거지요. 대신 전업주부는 직장맘의 아이들의 학교 준비물과 과제를 챙겨주었고요. 이처럼 엄마들끼리 서로 마음을 열고 친해지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래야 모든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그 속에 있는 내 아이도 잘 살 수 있으니까요.

서형숙 엄마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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