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융계 대장성 공략 낮과 밤-낮에는 골프.밤에는 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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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관료주도형 사회 일본에서 「관료의 꽃」으로 불리는 도쿄(東京)가스미가세키(霞ケ關)의 대장성(MOF)4층에는 말쑥한 옷차림에 잘 생긴 엘리트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금융회사의 MOF담당자들이다.
이들은 은행국.증권국.국제금융국 등이 모여있는 대장성 4층에들러 감독부서의 향후 금융기관 검사 일정과 새로운 금융정책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前총리가 대장상 시절 도쿄대 법대생이 아니면 눈길도 주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었을 정도로 도쿄대 법대출신의 파워가 센 대장성인만큼 이곳을 출입하는 MOF담당자들도 대부분이 도쿄대 법대출신의 엘리트들이다.선후 배 관계를 이용해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캐려는 금융기관측의 계산.
그러나 낮시간에 이뤄지는 정보수집에는 한계가 있어 MOF담당자들의 활동은 골프장이나 밤의 접대로 이어진다.
금융회사 과장급인 30대후반의 MOF담당자는 보통 주 1회 대장성 감독부서의 과장보좌나 계장급을 초대해 접대한다.상대가 대장성의 과장급 이상이면 금융회사의 상무나 전무급과 동행하는 게 관례다.
밤의 접대는 주로 유흥가인 아카사카(赤坂)의 요리집 등에 호스티스를 불러 가라오케를 즐기는게 보통이다.전에는 2차,3차로이어졌으나 관료에 대한 비판이 심해지는 요즘엔 대부분 1차로 끝난다. 대장성 관료 1인당 소요 접대비는 대략 3만~5만엔(약 27만~45만원)이며 별도로 1만엔 정도의 거마비(車馬費)를 건네준다.상대가 과장급 이상이면 전용차를 준비해두며 반드시돌아갈 때 뭔가 선물을 한다.대장성 관료 한 두명을 접 대하는데 금융회사측에서도 2~3명이 따라붙기 때문에 조촐하게 한번 접대하는데 적어도 30만~35만엔(약 2백70만~3백15만원)이 든다.
그러나 최근 경영파탄으로 도산한 도쿄교와(協和)신용조합의 간부가 대장성 관료에 대한 접대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대장성내에도자숙(自肅)의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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