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레스터 서로 교수초청 심포지엄 기념대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시아경제가 세계를 리드한다는 것은 환상이다」라는 메시지를던진 美MIT大의 서로교수는 中央日報 편집국에 들어와서도 세계적인 명교수답게 마치 동료교수나 학생과 토론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다소 이례적으로 편집국 내부에서 진행 된 대담내용을중계한다.대담은 장현준(張鉉俊)국제경제부장과 진행되었다.
-교수는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엄청난 자원과 인력이 자본주의시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제 인플레의 시대가 가고 디플레의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디플레의 시대 승자는 누가 될것인가. ▲당신도 잘 알다시피 국경없는 경제에서는 생산요소균등의 법칙이 훨씬 극명하게 나타난다.따라서 자본과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이 전개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동안 미국은 일본과 협상도 해보고 어떤 때는 협박도 했지만 美日양국간에 무역불균형은 심화돼왔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최근의 달러貨속락사태가 미국이 고의적으로 달러화 하락을방치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교수는 일본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매우 회의적인 듯하다.달러화 속락이 효과가 있겠는가.
▲미국의 어떤 조치도 일본이 외국물건을 사고 외국기업에 문호를 개방하려는 변화가 없이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단언한다.이것이야말로 현재 세계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미국과 비슷한 규모의 일본경제가 물건을 팔기만 하 고 사지않으니 경제순환이 원활하게 될리 없다.
-경쟁력을 배양하는 방법을 놓고 특히 정부와 민간기업과의 관계나 정부의 개입 한계등에 관해 미국내에서 교수도 논쟁을 벌인적이 있지만 한국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있다.어디까지가 정부개입의 한계인가.일부에서는 아예 정부는 손떼라는 주 장도 있는데…. ▲물론 내 강연은 미국의 시각에서 말한 것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실정과 다를 수있다.그리고 내가 말한 정부역할이 중요하다는 부분에 다소 오해가 있을지 모른다.내가 생명공학에 美정부가투자한 예를 들었을 때 쉽게 생각해 5년안에 상품 화될 수있는분야에는 정부지원이 필요없지만 10년이 넘어 과실이 돌아오는 분야에는 마땅히 정부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말한 것이다.기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거의 아무짓도 안하는(웃음)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실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수가 주장하듯 경쟁력이 지식과 기술에 기초해 있고 앞으로의 자본주의도 인간자본주의화한다고 보면 제조업의 장래는 의미가없는가. ▲그렇지 않다.인간내에 체화된 기술과 자본도 제조업과결합되어야 한다.그러나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예를 들어 애플 컴퓨터의 경우 컴퓨터디자인과 연구인력은 4천여명이지만 생산인력은 5백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제조업 자체가 소 멸하는것이 문제의 초점이 아니라 인간내에 체화된 지식과 정보의 쉬운이동이 가져오는 자본주의 기본성격과 기업조직의 혁명적인 변화를읽는게 중요하다.
-오늘 토론에서도 제기되었지만 왜 교수는 유럽이 세계경제의 룰을 주도할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독일통일후 독일이 주춤거리고 요즘 유럽을 보면 속수무책인듯한데….
▲당장을 보지말고 5년후를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일단 동독경제가 안정되고 동구(東歐)가 제 페이스를 찾으면 상황이 일변할 것이다.독일인은 화교가 중국경제에 기여하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다.결국 지구상에서 가장 큰 경제가 새로운 룰을 쓰게 되고 나머지 국가들이 이 룰을 따르게 될 것이다.이점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란 상징적인 의미가 없을 것으로 단언한다(잘 납득이 되진 않지만 매우 확신에 차있는 표정이다).
-최근의 국제외환시장동향은 투기자금의 신속한 이동으로 매우 혼란스럽다.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변동환율제를 고집하는 것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불확실성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나는 투기자금의 이동에 관해서는 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솔직히 국적도 없는 엄청난 돈이 컴퓨터 키 하나로 움직이는 것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 방법을 모르겠다.1973년 변동환율제를 주장했던 학자들은 기본 가정이 투 기자가 있다해도 그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이는 사실이 아니다.외환시장에서 3개월은 최장기다.6개월후에 다시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도 다음주에 떨어지면 움직인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멕시코사태와 관련 해 더 큰 지각변동이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만약 미국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미국이 수입을 억제하기 시작하면 아시아는 가장 큰 지진의 피해지가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