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공무원들 편가르기.눈치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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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全國綜合]오는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전직 공직자들간의 경합이 유력시되는 도와 시.군에서 엄정중립을 지켜야할공무원들간에 지지자별로「편가르기」「눈치보기」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선거후의 논공행상(論功行賞)이 달라지고 공무원들의 인사등 신상문제에 직결되기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부 시.군에서는 벌써부터『누구 누구가 총무.내무과장등 요직을 약속받았다』는 소문이 나도는등 일선 공직사회가 일반주민들보다 더 지방선거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편가르기=강원도 춘천시의 경우 배계섭(裵桂燮.前강원부지사)씨와 박환주(朴桓周.前춘천시장)씨를 지지하는 공직자들로 나눠져중립을 지키는 공무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또 한상철(韓尙澈).
김대종(金大宗)前원주시장간,유재규(柳在珪).김세 기(金世基)前횡성군수간 등 지방자치단체장이나 부단체장을 지낸 사람들간의 경합이 예상되는 도내 10개 시.군도 같은 실정이다.
공무원 金모(39)씨는『직원들 사이에 지지하는 사람이 달라 서로 서먹서먹해지는 경우도 있다』며『어느 한쪽에서 지지를 부탁할 때는 난감하기 짝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충남에서는 최근 현직에서 물러난 박중배(朴重培)前도지사와 심대평(沈大平)前도지사의 대립이 표면화하자 서산.태안등 朴前지사와 연고가 있는 서해안지역쪽의 공무원들은 이미 朴씨쪽에 줄을 대고 있다.반면 沈前지사와 고향(공주).학연(대전 고)이 같은공주.대전인근의 공무원들은 沈前지사쪽으로 줄을 서고 있는 형편이다. 또 신구범(愼久範)前제주지사의 사전선거운동혐의 입건으로제주도내 관가(官街)가 어수선한 가운데 愼씨와 우근민(禹瑾敏)前지사,前농수산부장관 출신인 강보성(姜普性)씨 등의 단체장 출마가 확실시되면서 공무원들간에「편가르기」관련 루머가 무성하다.
이같은 현상은 하위직보다 승진인사에 민감한 사무관.서기관등 중간간부 이상에서 심화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최근까지 대구시장으로 재직했던 조해령(曺海寧)씨가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데다 시장을 역임한 이해봉(李海鳳).이의익(李義翊)씨 등이 무소속등으로 출마키로 선언함에 따라 공무원사회의 동요가 크다.
◇눈치보기=대전에서는 민선 대전시장후보로 최근 사퇴한 염홍철(廉弘喆)前시장과 홍선기(洪善基)前시장의 대립이 가시화하자 대전시의 공무원들은 한쪽편을 들었다가 행여 구설수에라도 오를세라추세를 관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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