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비자가 아닌 문화주의자가 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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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포터즈들이 변영주(사진.42) 감독을 만났다. 영화제 서포터즈를 위한 멘토링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다. 영화 ‘발레교습소’ ‘밀애’로 유명한 변 감독은 이번 영화제의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여성과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문화소비자(문화를 평가하는 사람)가 아닌 문화주의자(문화를 향유하는 사람)가 되자”고 말했다.

"20대는 어떤 길이든 갈 수 있고 어떤 것이든 표현할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재생 가능할 만큼 젊으니까요. 부디 파란만장한 20대를 보내세요. 20대는 자신을 확장하는 시기여야 합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대외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을 위한 이력서에 한줄을 보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확장시켜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어야 합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써포터즈는 이번 영화제에 처음 시도된 것으로써 그 의미가 남다르다. 90여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는 써포터즈의 공식명칭은 아이우피스 버그즈(IWFFIS BUGS). 서울국제여성영화제(International Women Film Festival In Seoul)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버그즈는 작지만 스며들고 침투하여 전염시킨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벌레처럼 군단을 이뤄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영화제의 홍보 작전을 직접 기획하고 수행한다.

맨 처음 각 대학교의 도서관에서 홍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서포터즈들은 학기말 시험 기간에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을 나눠줬다.

도서관 홍보 활동을 다녀온 김민정(23)씨는 “도서관에서 포스트잇을 나눠 주면서 반응이 좋아 홍보활동의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올 1월에는 인파가 많이 몰리는 홍대입구역, 건대입구역, 충무로역 등에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역을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소망 나무에 새해 소원을 적고 사진을 찍었다.

서포터즈 최동이(21)씨는 “여성영화제라는 것이 참신한 테마여서 홍보 활동에 참가하게 됐다”며 “직접 기획하고 홍보하는 것이 너무 좋다. 특히 지하철역에서 만난 시민들이 반응이 좋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기획실에서 서포터즈의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박은진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가고 싶은 영화제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며 “서포터즈들이 서포터즈 활동에 재미를 느끼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영화제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함께 하고 싶은 서포터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 서포터즈는 각 대학교에서 새내기 맞이를 위한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영화제 기간에는 상영관 부근에서 관객들을 축제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997년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되어 올해 10주년을 맞이하였다.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여성영화제로써 관객들이 인정하는 ‘인기 영화제’로 손꼽히며 관객좌석 점유율이 매회 90%를 넘는다. 영화제는 오는 4월 10일부터 18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송유진 대학생 인턴기자(서울여대 언론영상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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