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趙淳포석 民自 대응책-행정경륜 대결구도로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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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의 최대 계보인 동교동계가 마련해온 서울시장후보 「조순(趙淳)前부총리 카드」가 수면위로 등장함에 따라 민자당은 대응카드를 모색하고 있으며 민주당내 경선이 이루어질지 관심이다.
○…趙前부총리는 5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민주당내 경선도 고려하겠다』고 했다.그가 소극적이던 입장에서 바꾼 것은 동교동측의 서울시장 전략을 믿기 때문이다.더구나 당내 서울시 지구당위원장 44명 가운데 동교동계가 14명,李총재계가 13명정도다.
이들만 모아도 당내 경선에서 과반수는 문제가 없다.
이기택(李基澤)총재나 동교동계등 민주당 주류는 당내 경선을 통해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이 본선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내부반발을 막을 수 있고,예비선거를 통해 「정치인 趙淳」등장의 극적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측은 趙前부총리를 후보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우선 趙前부총리가 일본에서 귀국하는 대로 李총재가 면담하는 행사를 만들고,20일께는 다른 영입자들과 함께 환영대회를 열 계획이다.
그리고 이달말께나 5월초 경선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당내 인사로는 조세형(趙世衡.성동을).한광옥(韓光玉.관악갑)부총재와 홍사덕(洪思德.강남을).이철(李哲.성북갑)의원등이 시장후보로 나서고 있다.이 가운데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지지하겠다고 밝힌 韓부총재와 洪의원은 곧 사퇴할 예정 이다.李의원은 『경선 한다면 참여하겠다』는 것이나 이 입장을 고수할지 미지수다. 그러나 趙부총재는 『특정인사 후보 만들기가「작위적」으로 이루어져 경선이 형식에 그친다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결국 趙前부총리와 趙부총재의 대결로 압축될공산이 크다.
그러나 李총재는 6일 기자들에게『작위와 지지가 어떻게 다르냐』면서 趙前부총리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따라서 두사람의 당내 경선이 이루어 진다해도 趙前부총리쪽이 유리하다.그러나 趙부총재는 대의원들의 지지를 들어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의 조순(趙淳)카드에 대한 민자당의 반응은 담담하다.김덕룡(金德龍)총장은 『우린 우리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상대의 패를 읽었다는 데서 오는 여유가 보인다.
金총장의 말대로 민자당이 후보결정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 같다.자신의 카드를 일찍 내보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민자당은 또한 시간이 가면 민주당의 집안싸움이 격화될 것으로보고 있다.벌써 민주당에는 경선의 유효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이 과정에서 趙씨도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이 그동안 놀겠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민자당은 趙씨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동시에 趙씨의 장점을 상쇄하고 단점에서 비교우위를 보일 후보물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론 민자당이 낼 수 있는 카드 역시 제한돼 있다.오히려 민주당의 결정은 민자당의 선택폭을 좁혀놓았다.민주당이 행정가출신을 제시한 마당에 「일꾼론」을 얘기한 민자당이 정치인을 공천할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박찬종(朴燦鍾)카드의 가능성은 희박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들이다.대신 행정경력이 趙씨를 누를만한 인물을 주목해야 할것 같다.이회창(李會昌)前총리.정원식(鄭元植)前총리.고건(高建)前서울시장등이 그들이다.
마침 現정부의 전직총리들이 4일 청와대에서 훈장을 받고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식사도 했다.이자리에는 李前총리도 참석했다.金대통령의 사람끌어당기는 기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만큼 이회창카드가 성사될지 지켜볼 일이다.鄭前총리도 만만치 않다.그는 金대통령 주변에 나름대로의 지원세력이 있다.
〈金鎭國.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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