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拙速 도로건설 되풀이 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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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부.호남.남해등 3개 고속도로의 사고 위험구간이 80군데나된다는 도로공사의 자체분석은 새삼 충격을 준다.우리나라의 고속도로가 잘 된 도로는 아니라해도 사고 위험구간이 그렇게 많다면새롭게 경각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1년에 10 건이상의 사고가발생한 지점이 20여곳이나 된다지만 운전자의 미숙까지 고려하면위험지역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구조적으로 이미 그렇게잘못 건설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지 말고 급경사와 급커브등을 최대한 손질해 사고가 능성을 줄여야 한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경부고속도로는 再포장비가 당초 건설비와 맞먹을 정도로 불어나는 바람에 졸속공사의 표본처럼 여겨져 왔다.근대화의 상징이 된 이 고속도로의 조기(早期)완공이 경제성장에 미친 긍정적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자 동차 대수와물동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지금 이 도로의 안전관리가 문제된다는 점도 역시 무시하면 안된다.거기다 한국의 교통사고율은 세계1,2위를 다투고 있지 않은가.매년 1만여명이 목숨을 잃는 교통사고 다발(多發)의 배경에는 도로 가 잘못 건설된 데도 한 원인이 있다는 점이 이번에 증명됐다.결코 이 전철(前轍)을 밟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적으로 16개 노선 1천4백여㎞의 고속도로가 새로 건설중이거나 확장중에 있다.이들 공사마저 공비절약.공기단축 등을 이유로 졸속완공을 서두르면 안된다.똑같은 졸속건설은 사고 위험이 많은 도로만 양산(量産)할 뿐 오늘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개선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부터 건설하는 도로는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더군다나 정부는 2020년까지 격자형(格子型)고속도로망건설로 국토의 동서軸.남북軸을 모두 연결할 방침이다.민간자본의 고속도로건설참여도 본격화할 것이다.
사회간접자본 건설 가운데 도로가 가장 수출 유발효과가 높기 때문에 이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과거의 전철을밟지 말길 재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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