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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란싱社 규모 10배 키워 쌍용車 인수할 돈 챙겨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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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중국 란싱(藍星)그룹은 이달 중순께 회사 자산이 지금의 약 3조원에서 10배로 늘어난 30조원이 된다. 중국 정부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국영 화학업체 상당수를 란싱에 합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도 저절로 생기는 셈이다. 이는 20년 전 자본금 1만위안(약 150만원)짜리 회사를 맡아 거대 화학그룹으로 키운 런젠신(任建新)회장의 능력을 정부가 믿어줬기 때문이다.

이 그룹 계열사인 중처(中車)자동차서비스의 왕장(王璋)부사장은 "능력이 있으면 확실히 키워준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컴퓨터 시장을 장악한 롄샹(聯想)이 지난해 말 중국 최초로 테라급 수퍼컴퓨터(1초에 1조번 연산능력이 있는 컴퓨터) 개발에 성공한 것도 정부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톈하이사(田海沙) 해외담당 사장은 "우리가 필요하다면 국립과학원 내 연구원은 누구든 차출해 쓸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해줬다"고 말했다.

북방의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 위치한 둥롼(東軟)정보기술대학. 다롄시가 4년 전 소프트웨어 인력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중국 최대의 소프트웨어 전문대학이다.

올 연말부터 매년 6천~7천명의 졸업생이 쏟아져 나온다.

중국 정부의 기업지원은 이처럼 전방위적이다. 자본.기술.인력 등 기업이 아쉬워하는 부분을 일일이 긁어준다.

이 중엔 우리가 따라 하기 어려운 점도 많다. 예컨대 기업의 강제합병은 우리에겐 불가능하다. 본받아야 할 것은 방법이 아니라 마인드다. 중국은 '큰 것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커야 이길 수 있다'는 '경쟁력 중심'마인드다.

기업에 대한 지도자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에 있는 화웨이(華爲)기술유한공사엔 지난해에만 후진타오(胡錦濤)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총리 등 네명의 최고지도자가 잇따라 방문했다. 셴웨이(蘚偉)부사장은 "멀리까지 찾아와 격려해 주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 조직부터 '규제적'이 아니라 '지원적'이다. 중앙정부가 매년 초 기업 지원방침을 정해 23개 성 정부에 시달하면 곧바로 지자체별로 활동에 나선다.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고과평가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기업 지원.유치 실적이다.

이 때문에 외자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 왕즈밍(王志明) 대외무역경제합작국 부국장은 "외국업체가 자기 나라에서 사업을 하듯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만 유일하게 늘고 있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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