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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ASDAQ(세계최대場外市場)株價조작 구설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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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최대의 거래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장외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美증권업협회 자동호가(呼價)시스템(나스닥.NASDAQ 시스템)이 최근 주가조작설에 휘말리면서 美법무부와 증권관리위원회(SEC)로부터 특별조사를 받는 등 구설수에 올라 있다.
나스닥 시스템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시세를 결정하는시스템으로 뉴욕증권거래소와 달리 시세결정 과정이 컴퓨터에 의해자동으로 처리된다.즉 복수의 시장조성자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매도.매입 가격 가운데서 가장 낮은 매도가격과 가장 높은 매입가격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선별하고 이 가격에 거래를 일괄체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부 시장조성자들이 서로 짜고 주문가격을 조작했다는 것이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紙에 따르면 이들이 가격을 조작할 수 있었던 것은 1달러 이하의 가격을 25센트단위로 표시하는 나스닥의 시세표현 방법에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령 A주식의 시세가 20과 8분의 3달러라고 하더라도 시장조성자는 20과 4분의 2달러(즉20과 8분의 4달러)로 주문을 내고 거래가 체결되면 차액인 8분의 1달러를 챙겼다는 것이다. 나스닥의 시장조성자들이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5월 두 곳의 대학에서 나온 연구논문을 통해 처음 밝혀졌다.이 논문에 따르면 시세조작을 통해 시장조성자들은 나스닥에 공시된 매도가격과 매입가격의 차액 가운데 4분의 1가 량을 가로채 왔다.
가격조작의 혐의를 더욱 짙게 만드는 것은 연구논문이 발표되자마자 나스닥의 매도.매입 가격차가 이전보다 훨씬 좁아졌다는 사실이다. 말썽이 나자 美증권업협회는 나스닥의 시세결정 방법을 서둘러 보완했다.액세스(Aqcess)로 불리는 새 방식은 3천주이하의 거래에 한해 전산시스템이 결정한 매도가격과 매입가격 사이에서 고객이 임의로 가격을 지정해 주문을 낼 수 있게 한 것.그러나 이런 방식은 결국 종목별로 정해진 1명의 전문가(스폐셜리스트)가 모든 주문을 받아 조건이 맞는 것끼리 거래를 체결하는 뉴욕증권거래소의 시세결정 방식과 다를 바 없어 컴퓨터에의한 시세결정 방식의 우월성을 자랑해 온 나스닥측의 체면이 상하게 됐다.
주로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 집중돼 있는 나스닥에 의한 주식거래는 71년 시작된 이래 초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지난 84년까지만 나스닥에 의한 주식거래비중이 전체의 38%나 됐으며지난해는 그 비중이 48.8%로 뛰어올라 뉴욕증 권거래소를 제치고 세계최대의 주식거래시장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번에 불거져 나온 주가조작 스캔들로 나스닥의 신뢰성이 큰 상처를 입게 돼 나스닥에 의한 주식거래도 당분간 위축될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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