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뚜로 앉으면 얼굴도 비뚤어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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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교합은 수험생 질환?

어려서부터 책상에 나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얼굴이 비뚤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헤브루대학 연구팀은 아직 근육이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가 책상 앞에 좋지 않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척추측만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얼굴 비대칭이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교정학회지에 발표했다. 이는 자세가 턱뼈의 발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공부하는 자녀에 대해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얼굴의 불균형이 청소년의 정신·신체적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대한치과교정학회 박영국 부회장(경희대치대병원)은 “치아배열이 고르지 못하고 안면이 비대칭인 학생은 자존감이 낮고 자신감이 부족한 경향을 보여준다”며 “이런 성향은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받아 외모상 열등의식은 물론 두통·집중력 저하·현기증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아이 부정교합, 미리 알 수 있다

흔히 교정 치료라고 하면 방해가 되는 치아를 뽑고, 환자의 치형에 맞는 틀을 만들어 장착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대치과병원 김태우 교수(교정과)는 “뼈의 배열을 이동시키는 시술인 만큼 치밀하고 다양한 검사가 선행돼야 교정 결과가 좋고, 척추 등 다른 골격에 무리를 주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정치료를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려면 검사와 분석을 위해 2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X-선 검사, 얼굴 생김새 및 입 안 사진촬영, 모형 채득 등을 실시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 검사를 한다. 최근엔 두부계측 X선 사진을 컴퓨터가 분석해 교정이 필요한 부분과 이에 대한 모형까지 제시해 오차를 줄여준다.

#치료 최적기는 언제?

일반적으로 고정성 교정장치를 부착해 치료하는 시기는 대개 모든 영구치가 나온 후인 12~13세가 알맞다. 자라는 아이들에겐 성장을 이용한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개 교정치료는 18~30개월쯤 걸린다.

그러나 주걱턱이나 아래턱이 작은 ‘하악 왜소증’ ‘얼굴비대칭’ 등 골격에 이상이 있을 때는 성장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 성장이 종료되면 수술 외에는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개 주걱턱인 경우는 만 7세, 하악왜소증은 만 9∼10세에 교정전문의의 진찰을 받도록 한다.

얼굴이 삐뚤어진 경우도 증세에 따라 만 8∼12세에 치료를 받는다. 주걱턱이 심할 때는 뼈의 성장이 멈춘 18세 이후에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이러한 턱교정 수술은 대부분 수술 전 교정치료를 받는다. 원광대치대병원 김상철 교수(교정과)는 “이런 과정은 주걱턱으로 인해 치아 각도가 잘못된 것을 미리 바로잡아 씹는 기능을 회복하고, 좀 더 정확한 수술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정치료 힘들 때는 악교정 수술도

악교정 수술은 교정치료가 불충분할 때 병행한다. 수술교정이라고도 하는 악교정 수술은 교정의사가 교정치료를 통해 치아를 적절히 위치시킨 뒤 구강악안면 외과의사가 수술로 한쪽 혹은 위·아래 턱뼈를 올바른 자리로 위치를 바꿔주는 치료다. 턱 부위 수술은 치아의 맞물림과 턱관절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교정과 의사와 구강악안면 외과의의 긴밀한 협조 하에 시행된다.

음식물을 씹거나 깨물기 어려운 경우, 만성적으로 턱뼈 주위에 통증이 있는 경우,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닳아 없어진 경우, 얼굴이 비대칭이거나 주걱턱·무턱인 경우 등일 때 수술요법을 고려한다. 수술 시엔 전신건강도 중요하므로 복용하는 약이 있거나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교정의사 또는 구강외과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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