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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부의장 억류 공천배제 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은 6일오전 국회에서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열고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의 한남동공관과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 집을 7일자정까지 봉쇄하고 내무위를 완전점거하기로 결의.이에앞서 일요일인 5일밤에는 비밀리에 모여 의 장과 부의장을출근부터 막기로 결의하고 6일 오전 5시30분부터 조편성된 소속의원들을 공관및 사택에 기습적으로 보내 「자택봉쇄」「출근저지」부터하는 것으로 통합선거법개정안 원천봉쇄를 개시.
黃의장공관에는 권노갑(權魯甲).신순범(愼順範)부총재를 조장으로 이윤수(李允洙).임채정(林采正)의원등 12명이,李부의장사택에는 유준상(柳晙相).한광옥(韓光玉).이부영(李富榮)부총재를 조장으로 김덕규(金德圭).국종남(鞠鍾男)의원등 1 6명이 포진. ○…오전5시30분 權부총재를 필두로 민주당의 의장저지조가 의장공관으로 몰려오자 6시5분 기상한 黃의장은 6시30분부터 이들 민주당의원들을 접견실로 불러들여 『웬일이냐.당이나 국회에서 연락받은 적이 없는데…』라며 깜짝 놀라는 표정.
이에 민주당 저지조는 『개정안 날치기를 막으러 왔다』며 공관외빈접견실에서 黃의장 좌우로 愼부총재와 조홍규(趙洪奎)의원이,黃의장 뒤에 이윤수의원이 버티고 서서 黃의장의 출근을 제지.
7시30분쯤 黃의장은 저지조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뒤 8시55분쯤 출근을 시도하자 민주당의원들이 제지하는 가벼운 승강이도 연출. 黃의장은 할수없다는 표정으로 『그럼 쉬겠다』며 愼부총재,이윤수의원의 「호위」를 받으면서 내실로 들어갔고 저지조는 공관안팎에서 수시로 저지상태를 강화.
○…강남 염곡동 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부의장 집에도 이날오전 5시50분에 신기하(辛基夏.광주동)총무를 비롯,모두 16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들이닥쳐 李부의장의 출근을 원천봉쇄.
이들이 들이닥치자 李부의장은 깜짝 놀라며 『웬일이냐』고 묻고는 안으로 안내해 『어떻든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한뒤 아침식사를 대접.
辛총무는 1시간쯤 있다가 돌아갔으며 나머지 15명의 의원들은李부의장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한뒤 응접실에서 침묵한채 대좌를 계속. 응접실에서도 李부의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거의 침묵하며 앉아 간간이 현실 정치문제와는 전혀 동떨어진 옛날 역사나 고사성어등을 화제로 삼아 얘기를 주고받기도.
한편 한광옥부총재는 『과거에 이춘구(李春九.제천)부의장이 파격적으로 날치기를 한 경험이 있어 이 방법이 아니고는 막을 길이 없다고 생각해 회기만료 때까지 밀착방어키로 했다』고 설명.
○…이날 오전8시에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최낙도(崔洛道)사무총장은 『오늘아침 민자당의 김덕룡(金德龍)사무총장과의 MBC-TV 대담프로가 끝난뒤 金총장으로부터 「협의해보자」는 제의가 있었으나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이기택(李基澤)총 재에게 보고,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재천명.
신기하총무는 『5일밤 李총재주재의 만찬을 끝낸뒤 오늘 아침 5시30분부터 소속의원들이 국회의장공관과 부의장사택을 방문,7일자정까지 면담을 계속키로 했다』고 보고하며 『전격급습이라 저들(민자당)도 놀랐을 것』이라고 득의양양.
의원총회에서는 辛총무가 국회의장.부의장 자택봉쇄 상황을 의원들에게 보고하며 『개악저지투쟁에 총참여하자』고 전의를 독려.
○…내무위는 민주당의 총력 저지 방침으로 일촉즉발의 전운(戰雲)이 감도는 긴장된 분위기.김기배(金杞培)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위원장실에는 허경만(許京萬).김봉호(金琫鎬).이협(李協)의원등 10여명이 진을 치고 앉았고,맞은편 소회의실 에는 박실.
김충조.원혜영의원등 7~8명이 농성.
내무위 회의실에도 한화갑.최재승.정상용.이규택.강창성.남궁진.이우정의원등 내무위원이 아닌 의원들까지 가세해 14~15명이자리를 지키는 한편 복도에도 원외위원장과 의원보좌관등 30여명이 날치기에 대비.
金위원장을 비롯해 민자당의원들은 개의시간인 10시가 다 돼도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는데 황윤기(黃潤錤)간사와 김길홍(金吉弘)의원만 나와 야당의원들과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가벼운 논쟁.黃간사는 야당의원들이 개의시간이 가까워옴에 따 라 긴장하자 민주당의 김충조(金忠兆)의원과 함께 소회의실에서 바둑 대국을 벌여 작전시간이 많이 남았음을 시사하며 경계심을 늦추려 노력.
〈金基奉.鄭善九.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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