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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팝음악계 10代가수 판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미국 팝음악계에 10대 신세대들이 판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주류 음악으로 떠오르고 있는 리듬 앤드 블루스음악을 들려주는 주인공들은 정신적으로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10대초반의 가수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래가 전달하는 내용은 어른들의 음악장르인 「어덜트 컨템포러리」(성인취향음악)로 분류될 만하며 음악적인 세련미가 완벽해 듣는 이를 놀라게 하고 있다.
「나이라는 것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 이들 어린 가수들의 모토가 되고 있는 이말은 지난해 「알리야」라는 애칭을 갖고있는 15세의 천재소녀가 앳된 모습으로 등장,성숙하게 노래들을소화해낸 데뷔 앨범의 타이틀이다.
필라델피아의 고교동창생들이 결성해 세계 팝시장을 석권한 「보이즈 투 멘」은 이제 이 분야에서 최고참에 속하는 편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보비 브라운이 80년대초 「뉴 에디션」이란 6인조 10대 그룹으로 나섰고,수년전엔 크리스 크로스라는 꼬마가 깜찍한 랩 음악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이들은 나이가 어려도 음악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을증명해 10대 새내기들의 행진은 그칠줄 모른다.
최근엔 16세의 깜찍한 흑인소녀 브랜디가 『베이비』라는 곡으로 단숨에 빌보드차트 톱10안에 뛰어들어 기염을 토하고 있다.
90년대의 「잭슨 5」로 불리는 그룹 「서브웨이」는 13~15세의 아이들인데 강력한 랩이 섞인 리듬 앤드 블루스 음악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말 등장한 「이머추어(Immature)」라는 흑인3인조 그룹은 12~13세밖에 안되는 꼬마들임에도 혀를 내두를정도로 세련된 음악을 가지고 등장했다.
신세대중의 신세대로 평가되는 이들 그룹은 『노는 시간은 끝(Playtime is Over)』이라는 당돌한 제목으로 이름과는 달리 너무나 「성숙한」 음악을 구사하고 있다.
LA출신으로 『거짓말 하지마(Never Lie)』『항상 똑같이(Constantly)』등 연속 히트곡을 터뜨리고 있는 「이머추어」는 변성기 이전의 목소리로 소름끼칠 정도로 달관의 경지에 오른 인생관을 나타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이 팝음악계에서 10대들이 날뛰고 있는 것은 음악 시장에서 주요 고객이 10대들 자신이었고 그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엔 주로 리듬 앤드 블루스 음악을 구사하면서 어른들의 영역을 계속 침범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한탕주의의 막대한 수입을 노린 음반기획자들이 10대스타들을 키우는데 혈안이 돼 빛을 보지 못하는 10대들에게는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경험을 준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성년자 고용이 노동법에 위배되듯이 가수로 데뷔하는 것도 나이를 제한해야하지 않는가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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