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金정부 지난 2년 남은 3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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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년이란 기간은 한 정부의 치적을 평가하기에는 짧은 기간이다.특히 김영삼(金泳三)정부의 2년은 우리 역사가 군사권위주의 시대에서 문민민주시대로 바뀌는 전환기였기 때문에 엄청난 변화와개혁이 불가피했고,또 그 변화와 개혁은 아직도 완결을 향해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평가하기에는 이른 것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金정부가 지난 2년간 많은 의미있는 개혁을 했다고 생각한다.군과 정보기관의 개혁,부패와의 고리를 끊는 정치개혁과 재산공개,대대적 사정(司正),금융및 부동산실명제등은 확실히 우리사회와 생활방식을 바꾼 획기적인 개혁이었 다.이런 개혁작업들은 문민화(文民化) 또는 민주화의 완성을 향해 金정부가남은 3년간에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반면 이런 긍정적 업적이 있었음에도 지금 金정부의 입장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6월 지방선거를 둘러싼 혼미한 정국,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을 둘러싼 비판과 불만,세금도둑과 대형사건등에서 나타난 공직사회의 부패와 복지부동(伏地不動)현 상등 문제가산적해 있다.불과 2 년만에 눈부신 개혁성과의 빛은 많이 사그라들고,정부의 환경은 악화됐다고 하지않을 수 없다.그 이유가 무엇인지 냉정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관점(觀點)에서 앞으로 金정부가 국정운영에서 유의해주기 바라는 몇가지 사항을 당부하고 싶다.
첫째,국정을 좀더 조직적.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그동안 그토록 대대적 사정을 했음에도 전국적인 세금도둑.집달관비리등이 터져나오는 까닭이 뭐겠는가.사정의 우선순위,전략과 방식이 엉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둘째,국회와 정치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金대통령 취임이후 국회와 정당의 무력화(無力化)현상이 두드러졌다.또 문민독재니,신권위주의니 하는 비판도 많았다.이런 비판을 좀더 경청해야 한다. 셋째,남은 임기를 국가경영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하고 싶다.정권재창출과 같은 문제보다는 단임대통령으로서 임기중 국가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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