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校신입생에 논술과제물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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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각 고교가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에게 논술시험 대비 「입학과제물」을 내주는 게 붐이다.
지금까지 입학전 공백기에 학습의 단절을 막고 고교학습과정을 예습케 한다는 목적에서 국어.영어.수학 중심의 문제풀이 과제물을 부과하는 경우는 있었으나,올해 논술시험이 대입 당락의 중요변수로 작용하자 각 고교가 경쟁적으로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논술작성을 비롯해 필독서 읽어 오기.독후감 쓰기 등 논술시험에 대비한 과제물을 내주고 있다.또 수학 및 영어 과제물도 수학능력시험 및 본고사 분위기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당과목 교사들이 주관식 위주로 직접 출제하는 등 종전과는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학교에 따라서는 이같은 과제물의 제출내용을 성적에 반영하거나 입학후 첫 월말고사 문제의 상당수를 과제물중에서 출제할방침이어서 상급학교 진학의 설렘은 커녕 벌써부터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올해 처음 과제물을 내준 휘문고의 경우 신입생들이 대입 논술시험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의 노인문제대책과 어느 연구소가 행한 노인문제 조사결과에 관한 2개의 지문을 제시한 뒤 이를 참고해 『정부의 노인정책을 보완하거나 구체화하라』는 논술과제를 내줬다.
서문여고도 영어.수학보다는 논술관련 과제물이 많다.우선 ▲환경오염과 우리의 미래▲다원적 사고의 필요성▲세계화와 전통▲바람직한 X세대의 의식▲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등 5개나 되는 논술주제는 논술에 익숙치 않은 신입생들을 주눅들게 하기 에 충분할 정도다. 중앙고는 신소설 등 5개 고전작품을 제시하고 각각 1천자 내외로 줄거리와 주인공의 성격특성을 써 내도록 하는 한편수학은 고교과정 주관식 2백문제를,영어는 8절지 5장 분량의 독해문제를 과제로 내줬다.
경복고는 국어의 경우 염상섭의 『3代』 독후감을 제출하고 신문사설을 요약하라는 과제를,영어는 수백개의 단어를 제시한 뒤 반의어찾기와 문장만들기를 요구했고 수학은 1백60여개 문제를 교사들이 직접 출제해 나눠줬다.
휘문고 교무주임 양원영(梁源榮)교사는 『입학전까지의 공백기를유익하게 사용하는 동시에 상급학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의 감을 잡아 보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과제물들을 내주고 있다』고말했다.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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