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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마열전>5.시버드-화려한 데뷔 8전7승 기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바다새란 뜻의 시버드(Sea Bird)는 「환상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큼 찬사를 받았지만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영욕을 넘나들었다.
체고(體高)1m67㎝로 큰 편이 아니지만 씩씩한 어깨,잘 발달된 뒷발을 자랑한 시버드는 두살때 첫 경주에 나서 2년동안 여덟번 경주에 출전해 일곱번 우승,한번 준우승 하면서 굵고 짧은 생을 살았다.
64년9월 블래종경주(1천4백m)에서 머리차로 우승,화려하게데뷔전을 장식한 시버드는 16일만에 벌어진 클라이테리움 더 메종 라피테경주에서도 우승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프랑스 최고의 3세마경주인 글란 그리테리움에서는 13마리의 내로라하는 경주마가 출전,각축을 벌였으나 출발이 워낙 늦은데다기수 라론이 워낙 늦게 박차를 가해 2마신(4.8m)차로 2위에 머무르고 말았다.최초이자 마지막 패배였다.
그러나 시버드는 이에 굴하지 않고 글레휴르경주.류판경주에 이어 전통의 엡솜더비를 잇따라 휩쓸어 명성을 날렸다.특히 엡솜더비에서는 초반에 6등에 머무르다 직선 주로에 들어서면서 가속도를 붙여 「메도우 코트」를 6마신(14.4m)차로 제치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시버드는 기량이 절정인데도 불구하고 이 경주 우승을 마지막으로 경마장에서 모습을 감춰야만 했다.
시버드가 엡솜더비에서 우승했을때 마주 테르닝크는 시버드가 5세 되는 66년부터 5년동안 1백50만달러를 받고 미국 켄터키더비목장에 종모마로 빌려주기로 일찌감치 계약했기 때문.계약이 2년 연장돼 7년만인 72년 프랑스에 돌아왔으나 장폐색증으로 급사하고 말았다.
더욱이 시버드는 편안히 묻히기는 커녕 도살업자에게 팔려가 식용(食用)으로 희생되는 불운의 스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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