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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인프라펀드 설립 늘고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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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90년대들어 동아시아지역은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전성기를 맞고있다.세계은행에 따르면 이 지역 개발도상국들이 계획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 투자규모는 줄잡아도 연간 2천억달러에 달할 정도다.전세계적으로는 향후 15년간 7조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추산되고 있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의 국내저축이나 세계은행의 융자 혹은 선진국의 차관등으로 충당됐다.그러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공적 성격을 띤 자금만으로는 자금수요를 채우기 어려워졌다.민간 투자가들의 자금을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일본의 세계주보(世界週報)에 따르면 동아시아지역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민간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자금조달 통로로 「인프라펀드」가 최근 잇따라 설립돼 주목을 끌고있다.
인프라펀드는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거기서 얻어지는 이익금을 출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유한(有限)회사형태의 기금이다.이익금은 도로통행료.전기요금.전화요금등으로부터 나온다.
주된 출자자는 미국의 기업연금.대학기금등 장기투자 비중이 높은 기관투자가들이다.뿐만아니라 美제네럴일렉트릭스社의 금융계열사인 GECC,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AIG社등과 같은 금융회사나 높은 자산운용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는 소러스 캐피털과 같은 헤징펀드도 적극적인 투자가들 속에 끼어있다.아시아개발은행.싱가포르정부등의 공적기관들도 참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인프라펀드는 8개가 설립됐으며 총규모는 5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펀드의 매력은 무엇보다 높은 수익률에 있다.예를 들어 AIG社의 주도로 설립된 「AIG아시안 인프라스트럭처」의 경우기대수익률은 연 20~25%나 된다.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률도 높은 것은 당연하다.도로를 닦아 놓고도 생각 했던 만큼 통행료수입이 안나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통화가치의 급격한 폭락이나 정치적 혼란도 인프라펀드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인프라펀드들도 실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에는 매우신중한 편이다.비즈니스 위크誌에 따르면 아시안 인프라스트럭처의경우 총 5억3천만달러의 기금 가운데 실제 투자한 액수는 1억7천만달러에 그쳤다.전체 기금이 모두 투자되기 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인프라펀드의 규모는 아직 보잘것없는 수준이지만 금융의 증권화라는 세계금융시장의 흐름에 비추어 볼때 그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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