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군자금 보내달라” 편지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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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1884~1921)가 종숙(從叔·박시준)에게 독립운동 군자금을 요청하는 내용의 한문 편지(사진)가 14일 공개됐다.

 박시준씨의 손자인 박종해 울산예총 회장이 소장하고 있던 이 편지는 2005년 10월 향토사학자인 박채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이 박 회장의 소장자료를 정리하다 발견했다.

 1910년 정월 21일 쓰인 편지는 박 의사가 박시준에게 자신이 보내는 사람에게 군자금을 보내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내용과 군자금을 없으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는 절박한 심정 등이 담겨있다.

 편지 사진과 번역한 내용은 울산 남구문화원이 2월 초에 펴낼 ‘남구문화 5집’에 수록될 예정이다.

 박채은 위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선한 사료로 박 의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러 차례 주변의 친인척 통해서 자금을 동원한 사실을 엿볼 수 있다”며 “박 의사의 업적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사는 1910년 판사 등용시험에 합격해 평양법원으로 발령났으나 사퇴하고 독립운동에 투신, 만주에서 독립군을 양성하며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맡아 활동하다 체포돼 1921년 교수형을 당했다. 정부는 박 의사에게 1963년 국민장을 수여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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